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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장 미모 폭격

두 사람이 집에 도착하자 할머니가 이미 주방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나유아는 손을 씻고 주방에 들어서며 말했다. "할머니, 내가 할게요." 나은희는 거절하려 했지만, 고선호가 겉옷을 벗고 오는 걸 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래. 너희 젊은이들이 입맛에 맞게 하렴." 나유아가 할머니 옆에 앉자 그릇에는 이미 생선 한 점이 놓여 있었다. 머리를 들고 보니 고선호가 집어준 생선이었다. 나유아는 겉으로는 예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고선호를 몇 번이고 욕했다. 나유아는 생선을 먹지 않는다! '내가 지가 배지혜가 데이트하는 걸 방해했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복수하는 건가?' 나유아는 화가 치밀어 올라 고선호한테 당면을 가득 집어주면서 다정한 듯 말했다. "여보 당면 좋아하잖아? 많이 먹어!" 나유아는 천성 사람이라 매운 걸 아주 잘 먹는다. 이 당면 요리는 매울 뿐만 아니라 혀가 찌릿할 정도로 산초도 많이 들어있었다. 산초를 잘 골라내지 않아 당면이랑 고기에 같이 섞여 있으면 알아차릴 수가 없다. 하지만 고선호는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 한 입 먹고 난 고선호는 동공이 확장된 채 나유아를 쳐다보았다. 나유아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맛없어?" 고선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유아가 집어준 당면을 다 먹어 버렸다. 그러고는 생선 머리를 집에서 나유아한테 건네주며 도발하는 듯한 눈빛으로 나유아를 쳐다보았다. "많이 먹어." 나유아는 할 말을 잃었다. "안 좋아해?" 고선호는 나유아의 말투를 따라 했다. "여보?" 나유아는 이를 꽉 깨물고 억지웃음을 하며 말했다. "아니, 좋아해." 나유아는 머리를 숙이고 먹고 있었다. 생선이 맛없는지 아니면 여보라고 부른 고선호 때문인지 목구멍이 막혀왔다. 밥 한 끼 먹는데 소름이 몇 번이나 돋은 나유아는 밥을 다 먹자마자 바로 도망갔다. 오늘은 온라인 미팅이 없었기에 밥을 먹고 나서 할머니는 고선호를 끌고 거실에 앉아 고선호한테 나유아 어릴 적 이야기들을 해주었다. 얘기가 끝났을 땐 이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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