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장 독한 사람
자정이 넘은 시간, 가뜩이나 피곤한 데다 짐승처럼 달려드는 강준 때문에 김민정은 온몸에 힘이 빠진 상태였다.
새벽 1시 반이 되어서야 모든 게 끝나고 김민정은 움직이긴커녕 눈꺼풀을 뜰 힘조차 없어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잠에 빠져들었지만 마음만은 행복했다.
미소를 띤 채 잠에 든 김민정을 바라보던 강준이 살금살금 침실에서 거실로 이동했다.
영력이 더 강해져서인지 그렇게 하고도 그는 여전히 에너지가 넘치는 상태였다.
가끔 날밤을 새우고도 피곤함이 넘치지 않을 정도로 체력이 올라온 상태였다.
30층, 얼굴이 엉망진창이 된 백겨울, 정다은도, 화풀이를 끝낸 이천수도 이미 깊게 잠든 상태였다.
보통 사람 같으면 그렇게까지 맞으면 화가 나서라도 호텔을 뛰쳐나갈 법한데 두 여자 모두 이천수에게서 아직 뜯어먹을 게 있다고 생각하는지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영력으로 30층 스위트룸을 살피던 강준은 주방에 있는 과도를 발견하곤 눈을 반짝였다.
3분 뒤, 잠 들었던 이천수가 눈을 번쩍 뜨더니 사악한 미소와 함께 두 여자를 밀어내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침실로 돌아온 그의 손에는 과도가 들려있었다.
칼날이 약 10센치미터 정도 되는 흔히 볼 수 있는 과도였다.
칼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던 이천수가 이불을 걷었다.
발 네 개가 눈에 들어오고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던 그가 과도로 정다은의 발을 내리 찔렀다.
푹!
“으악!”
갑작스러운 공격에 정다은은 비참한 비명과 함께 화들짝 일어났다.
그 소리에 곁에 있던 백겨울도 눈을 번쩍 떴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미처 인지하기도 전에 이번엔 과도 그녀의 종아리를 찔렀다.
“으악!”
“죽여버릴 거야.”
이천수가 두 여자를 향해 달려들고 혼비백산한 백겨울과 정다은은 본능적으로 침대에서 뛰어내려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뒤를 쫓는 이천수의 표정은 여유롭기만 했다.
“살려주세요! 여기 사람을 죽이려고 해요!”
“살려주세요!”
순식간에 스위트룸을 벗어난 두 여자는 절뚝거리며 있는 힘껏 외치며 달리기 시작했고 이천수는 두 사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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