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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장 무시

은행에서 멀지 않은 곳에 미용실이 있었다. 강준은 머리를 자르고 있었고 윤지영은 마치 여자 친구처럼 가만히 앉아서 멀뚱멀뚱 그 모습을 지켜보며 기다렸다. 재정문제를 언급하며 보험에 관련한 얘기를 넌지시 꺼내고 싶었지만 미용실에는 사람이 워낙 많았고 고객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게 가장 기본이기에 섣불리 행동할 수 없었다.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윤지영과 달리 강준은 그녀의 전화를 받는 순간 어떤 의도로 연락했는지 대충 짐작갔다. “지영 씨는 올해 몇 살이에요?” “저 스물넷이요. 아마 동갑일 텐데 제가 생일이 조금 더 늦을 거예요.” 업무상 강준의 주민등록증을 본 적이 있어 윤지영은 그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무슨 일로 절 만나자고 하신 거죠? 빙빙 돌려 말하는 건 딱 질색이라 할 말 있으시면 그냥 해요.” “아... 알겠습니다.” 윤지영은 어느새 인중에 식은땀이 맺혔다. 그녀는 헤어디자이너의 눈치를 살펴보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혹시 저희 은행에서 계좌를 하나 개설할 생각은 없으신가요? 명절 선물이나 여행 서비스는 기본이고 최고액의 이자와 혜택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제가 재태크에 관련된 정보들을 알려드릴게요. 지금은 걱정이 없으시겠지만 저도 모르는 사이에 사기를 당할 수도 있잖아요.” “그게 다예요?” 사실 강준은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심지어 돈은 쓰는 게 맞다며 탕진할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경제적 관념이 엉망진창이다. “그게...” 강준의 말을 들은 윤지영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돈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최악인지는 그동안 일하면서 많이 봐왔다. 같은 시간대에 근무하고 있는 전미라는 잠자리를 가지면 계약하겠다는 고객을 만나 실제로 함께 잔적도 있었다. 물론 전미라도 평범한 사람들과는 달랐다. 그녀는 모르는 남자와 잠자리를 가지는 걸 고통이 아닌 쾌락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이 일을 매우 즐겼다. 하지만 윤지영은 그러지 못했다. 적어도 남자 친구에게 떳떳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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