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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장

주은우의 말을 들은 두 사람이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주은우는 그런 두 사람에게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우리 할아버지가 풍수쟁이셨거든. 내가 어렸을 때부터 보고 들은 게 있어서 관상을 좀 봐. 그런데 그때 기아 미간 사이를 보니까 까만 것이 곧 큰일을 당할 것 같더라고." 주은우는 진태용이 이런 질문을 할 거라는 걸 알고 완벽한 핑계를 생각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도시에서 자란 진태용은 주은우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가 황기아를 보며 다시 물었다. "너 믿어?" 그러자 황기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우리 동네에도 유명한 풍수학자가 계시거든." 그 말을 들은 진태용이 맥주를 한 모금 마시더니 웃었다. "그럼 나 대학교에서 여자친구 찾을 수 있는지 한 번 봐줘." 주은우가 진태용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다 그의 손을 끌어와 제법 진지하게 손금을 봐줬다. 그리고 눈을 감고 진태용의 손가락 마디를 세기 시작했다. 진태용은 진지한 주은우를 보며 저도 모르게 긴장했다. 그리고 잠시 후, 주은우가 눈을 떴다. "야, 큰일 났는데." "왜?" 주은우의 말을 들은 진태용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너 여자 복 터졌어. 앞으로 몇 년 동안 여자가 끊이지 않을 거라고." 주은우가 부럽다는 듯 진태용을 바라보며 말했다. "뭐? 정말이야?" 주은우의 말을 들은 진태용이 흥분해서 다시 맥주를 들이켰다. "그런데 진심으로 너를 좋아하는 여자는 없어. 다들 네 돈 보고 달려드는 여자야." 주은우가 아쉽다는 듯 덧붙였다. 진태용은 그 말을 듣는 순간, 힘 풀린 목소리로 말했다. "대학에서는 여자를 만나면 안 되겠네." 그 말을 들은 주은우는 황기아를 한 눈 바라봤다. 그리곤 의자에 기대어 앉으며 여유롭게 웃었다. "여기 눈앞에 인연이 있잖아. 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 나쁘지 않지." "그러니까 정말 나를 사랑하는 여자를 찾을 수 있다는 거네." 진태용이 다시 신이 나서 물었다. 그러자 주은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럼 얼른 좀 알려 줘." 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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