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장
보낸 사람 란에는 강리아라고 적혀 있었다.
순간적으로 박시후는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순간 그의 눈빛은 얼음 조각처럼 차가워졌다.
“시후 씨, 이건...”
임지유는 그대로 자리에 앉아 팔꿈치를 의자 팔걸이에 기대며 무심한 듯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너 먼저 나가.”
박시후는 그녀의 말을 단칼에 끊었다.
그의 목소리는 한겨울의 찬바람처럼 차가웠다.
손정원 앞에서 그렇게 냉담하게 말하자 임지유는 순간 체면을 구긴 듯했지만 금세 표정을 정리하며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네, 그럼 먼저 일 봐요.”
임지유가 사무실을 나가자마자 공기 속에는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
손정원은 봉투 안에 담긴 내용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지만 차마 믿기지 않았다.
‘정말 사모님이 대표님과 이혼하려는 걸까?’
박시후는 서류봉투를 뜯고 안에 있던 서류를 꺼냈다.
이혼 협의서라는 굵은 글씨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그는 서류를 책상 위에 거칠게 던지고는 벌떡 일어나 발코니로 나갔다.
답답함과 짜증 그리고 온갖 부정적인 감정이 밀려왔다.
그 감정의 원인은 전부 강리아였다.
“대표님.”
손정원은 박시후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눈치챘지만 묵묵히 업무 보고를 이어갔다.
“오늘 점심에 강 회장님과 기영 그룹 회장님과의 식사 자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박시후의 일정은 항상 일주일 전에 계획됐다.
그 당시만 해도 강리아와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하지만 지금은...
박시후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손정원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식사는 예정대로 진행할까요?”
“취소해.”
박시후는 짧고 차갑게 대답했다.
그는 강리아보다 강성한의 얼굴이 더 꼴 보기 싫었다.
잠시 생각하던 박시후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앞으로 강씨 가문 일에는 절대 관여하지 마.”
“알겠습니다.”
손정원은 사실 예전부터 강성한과 얽히는 일을 꺼리고 있었다.
그는 또 다른 서류를 박시후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이건 최근 사모님의 동선입니다.”
그 동선에는 전날 밤 서유준이 강리아를 아파트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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