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장
사실 연제하는 뜸을 들이면서 이참에 박시후한테서 조금이라도 뜯어내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박시후가 스스로 답을 알아맞혀 버릴 줄 누가 알았겠나? 다만 이건 박시후가 강리아한테 관심이 있다는 걸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연제하는 심상치 않음을 눈치채고 넌지시 입을 열었다.
“사실 나랑 서 대표는 해외에서 알게 됐어. 그때 서 대표가 나를 도와줘서 빚 꼭 갚겠다고 했는데, 글쎄 서 대표가 나더러 강승재를 치료하면 그 빚을 탕감해 주는 건 물론 자기가 나한테 빚진 거로 쳐준다지 뭐야!”
그것만으로도 서유준이 강리아 일에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동의했어?”
박시후의 눈빛은 일순 울적해졌다.
“안 그래도 강승재를 치료해 주고 있었는데 동의하면 나한테 일거양득 아니야?”
연제하는 우쭐거리며 대답했다.
그 대답에 박시후는 이를 꽉 깨물었다. 그 순간 원체 날렵하던 박시후의 턱선이 더 선명해졌다.
그는 서유준이 강리아를 위해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설마 서유나 때문인가?’
다른 놈이 제 걸 눈독 들인다는 생각만 하면 박시후는 이가 갈렸다.
‘강리아는 내 아내야. 서유준, 네가 뭔데 도와줘?’
어두워질 대로 어두워진 박시후의 얼굴을 본 순간 연제하는 등골이 오싹했다. 그래도 다행히 그가 서유준한테 강승재가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려줬는데도 서유준은 나타나지 않았다.
안 그랬으면 참 어색한 상황이 벌어졌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그때, ‘쾅’하는 소리와 함께 서유준이 문을 열고 들이닥쳤다. 서유준은 급하게 왔는지 가슴이 요동치면서 숨도 제대로 고르지 못했다.
“연제하 씨, 강승재 환자분은 어떻게 됐나요? 리아는...”
박시후의 냉담한 눈빛을 마주한 순간 서유준의 목소리는 뚝 끊겼다.
“왔어요. CCTV 확인하러 갔어요.”
연제하는 이 상황이 빨리 지나가기를 속으로 기도하면서 책상 위에 있는 서류를 대충 손에 들고 콧등까지 내려온 안경을 위로 밀어 올렸다.
“그럼 전 회진 돌아야 해서 이만. 둘이서... 얘기 나눠요!”
때는 저녁 9시. 병원은 쥐 죽은 듯 고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