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장
어릴 적엔 몰랐지만 나이가 들면서 강승재는 부모가 자신과 누나를 얼마나 다르게 대하는지 똑똑히 알게 되었다.
부모님과 강리아가 부딪힐 때면 그는 늘 강리아의 편에 서며 그녀를 향한 애정과 보호 본능을 강하게 드러냈다.
강리아는 병상에 누워있는 동생이 세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은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다.
‘내 삶에서 마지막 남은 미련조차 사라져 버린다면, 그때의 나는 어떤 모습이 될까...’
그녀는 떨리는 손끝이 강승재의 손을 잡았고 커다란 눈물이 방울방울 하얀 침대 시트 위로 떨어졌다.
“말해줘. 어떻게 하면 널 구할 수 있는지. 정말 누나를 버리고 가고 싶은 거야?”
“삑...”
차가운 기계음이 짧게 진동했다.
연제하가 기록하던 손을 멈추고 곧바로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계속하세요. 환자가 반응을 보였어요. 멈추지 말고 얘기하세요.”
“네. 선생님!”
강리아는 기계의 수치 변화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본능적으로 연제하의 말에 따랐다.
그녀는 계속해서 강승재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약 10분 후.
연제하는 펜을 내려놓고 말했다.
“이제 됐어요. 앞으로 두 시간 정도 상태를 지켜봐야겠지만 일단은 위험한 상황은 넘겼습니다. 이제 나가서 조금 쉬세요.”
“그럼 승재는 이제 괜찮아진 건가요?”
강리아는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촉촉한 눈망울에는 간절한 기대가 서려 있었다.
연제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현재 상태로 보면 목숨은 건졌어요. 근데... 가족 관계가 좀 독특한 것 같은데요?”
그의 시선이 의미심장하게 빛났다.
“보통 부모보다 누나가 환자의 정서에 더 깊은 영향을 주는 경우는 많지 않거든요.”
강리아는 부모와의 관계를 강승재의 입장에서 정의할 수 없었기에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 남매는... 아주 각별하죠.”
연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환자의 상태가 복잡합니다. 심리 치료까지 병행하는 게 좋겠어요. 혹시 가능하시면 가족으로서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세요.”
그는 해외에서 연구했던 실험을 떠올렸다.
정신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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