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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장

송여진이 휴지통에서 그 휴대폰을 뒤져냈을 때 진시준의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이 세상에서 연나은의 성격을 그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그녀가 단념한 이상 절대 뒤돌아보는 일은 없다. 상대가 진시준일지라도, 더 나아가 그녀의 부모님일지라도 절대 등 돌린 마음을 되돌릴 순 없다.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품었었는데 지금 이 순간 철저하게 무너져내렸다. 공항에 오가는 사람들 중 누군가는 나란히 손잡고 다녔고 또 누군가는 손을 흔들며 작별을 고했다. 오직 진시준만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었다. ‘돌아갈까? 그러기엔 이 마음이 너무 안 내키는데...’ ‘나은이 찾아갈까? 안돼, 날 포기했다는 그 말을 직접 들을 엄두가 안 나.’ 여기 계속 남아야 할지 떠나야 할지, 그녀를 만나러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든 게 그에겐 선택할 수조차 없는 난제로 남아 버렸다. 옆에 있던 송여진이 그의 생각을 읽지 못해서 머뭇거릴 때 비서 박지민이 전화번호를 하나 보내왔다. 송여진은 곧바로 그 번호에 연락했다. “여보세요, 연정화 씨 맞으신가요? 안녕하세요, 진수 그룹 본사예요. 다름이 아니라 연나은 씨에 관해서 여쭤보고 싶어서 그러는데 지금 혹시 시간 되시나요?” 상대의 확답을 들은 후 송여진은 곧바로 진시준에게 휴대폰을 건넸다. “대표님, 연나은 씨 고모분과 연락이 닿았어요.” 다만 진시준은 그녀의 손에 쥔 휴대폰만 물끄러미 쳐다볼 뿐 꿈쩍하지 않았다. 전화기 너머로 질문의 목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진시준도 숨을 깊게 들이쉬고 전화를 건네받았다. “누나 오랜만이에요. 저 시준이에요. 지금 진서 공항에 와 있는데 잠깐 만날 수 있을까요? 네, 일단 나은이한테는 알리지 말아주세요.” 약속 장소를 정한 후 진시준은 양미간을 문지르며 복잡한 마음을 다 정리하고 공항에서 벗어났다. 카페에 먼저 도착한 진시준이 아메리카노를 한 잔 주문했다. 무려 30시간이나 못 잤더니 눈꺼풀이 천근만근처럼 느껴져 커피로 겨우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연정화는 안에 들어오자마자 그를 알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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