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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소지연은 며칠간 집에서 요양했다. 하지만 그녀는 가만 있지 않고 계속 송민우한테 문자해서 존재를 입증했다. 하지만 송민우는 거의 답장하지 않았고 계속 "응", "나중에 봐", "알겠어"라고 답했고 더 많이는 읽었지만 답장하지 않았다. 소지연은 그가 소름 끼칠 정도로 말을 아끼는 것 같았다. 일주일이 지나서야 심미자가 드디어 소지연한테 웃는 얼굴을 보였다. "등에 상처 어떻게 됐어?" "거의 다 나았어." "잘 됐네." 심미자는 주방에 있는 진척댁을 보며 말했다. "어르신이 내일 어죽을 드시겠다는데, 지연이는 상처가 있어서 그런 걸 먹을 수 없으니까 따로 다른 걸 만들어줘." 진척댁은 알겠다고 했다. 소지연은 심미자를 잘 알고 있었다. 심미자는 강한 사람이라 절대 먼저 사과하지 않았기에 지금 이런 관심이 충분히 화가 풀렸다는 거였다. 소지연이 감동도 다 하기 전에 심미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명성 그룹에서 경연만을 인수했어, 그거 알아?" 소지연은 멈칫했다. "너 송 대표님이랑 친구 아니야? 네가 명성 그룹에서 무슨 개발 계획이 있는지 알아보고 숙모 도와서 프로젝트 따 와." 소지연의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전에 다시 얼어붙었다. '송민우한테서 이익을 가져오라고 잘해주는 거였어.' "별로 친하지 않아." 소지연은 조금 전 심미자한테서 건네 받은 연고를 보았는데 갑자기 그 연고가 꼴 보기 싫었다. 심미자는 바로 낯빛이 어두워졌다. "안 친한데, 직접 널 집에 데려다줘? 남녀여가 외박했는데 안 친하다고? 널 키워줬는데 이렇게 보답하는 거야? 난 너한테 배은망덕한 년이 되라고 가르친 적 없어." 소지연은 손바닥이 뚫릴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고 한참 지나서야 말했다. "해볼게." "이틀 뒤에, 관광구에서 커팅식이 있을 거야, 송민우가 대주주니까 출석할 거야, 너도 나랑 같이 가." 심미자는 초대장 두 장을 던지고는 뒤돌아 위층으로 올라갔다. 이틀 뒤, 소지연은 심미자를 따라 커팅식에 참석했다. 커팅식은 바로 관광구에서 열렸다. 넓은 잔디 위에 무대를 만들었는데 명성 그룹이 돈이 많았기에 회장을 아주 성대하게 장식했다. 협력 업체와 투자자들 말고도 이름 있는 기자들을 많이 초대했고 기자들은 카메라를 든 채로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송민우가 위에서 얘기하고 있었고 소지연은 밑에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가 정말 완벽한 남자 같아 보였다. 고귀한 아우라, 월등한 신체 조건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여자들을 반하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눈은 분명히 그가 진중하고 차분하게 모든 걸 손에 쥘 수 있는 야심가라고 보여주고 있었고 아무도 그를 쉽게 끌어내릴 수 없다고 경고하는 것 같았다. 송민우는 말을 마치고 무대를 내려오며 무심한 듯 소지연이 있는 방향을 힐끗 보았고 소지연은 자신이 잘못 본 거라고 생각했다. 커팅식이 끝나고 나서 서로 교류하기 편하게 작은 연회가 열렸다. 소지연은 샴페인 두 잔을 들고 억지스럽게 송민우를 찾아가 샴페인 한 잔을 건넸다. "민우 씨, 같이 한 잔 할래?" 송민우는 냉담하게 그녀를 힐끗 보고는 샴페인을 건네받았다. "숙모가 또 어느 사장님이 마음에 들어서 널 데리고 온 거야?" 그 말을 들은 소지연은 멈칫했다. '참 대놓고 상처 건드리네.' 그녀는 농담하듯 말했다. "그쪽이 마음에 든 거지, 그래서 그쪽 꼬시라고 했어." 송민우는 피식 웃었다. "그럼 진작에 포기하는 게 좋을 거야. 네가 나한테 그 정도 가치가 안 되거든." 소지연은 송민우가 오늘 유난히 퉁명스러운 것 같았고 자신이 언제 그를 건드렸는지 알 수 없었다. "오늘 커팅식에 안 왔으면, 내가 지연 씨랑 이렇게 애매한 사이라는 것도 몰랐겠네?" "뭐?" "왜 모르는 척해? 그쪽 숙모가 사람들한테 나랑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신호를 주고는 여기저기 주주들이랑 연락처를 주고 받는데, 설마 몰랐어?" 송민우는 눈꼬리를 올리며 웃는 듯 아닌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말투는 아주 가벼웠는데 소지연은 그 말투에 무시와 역겨움이 가득한 것 같았다. 소지연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나 정말 몰랐어." 송민우는 그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았다. "일부러 나한테 전화해서 네가 숙모한테 맞았다는 걸 듣게 했잖아, 일부러 불쌍한 척 한 건가? 아니면 숙모가 때리지도 않았는데 숙모랑 같이 연기한 건가?" 갑자기 질타를 당한 소지연은 어이가 없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 그날 밤 송민우한테 전화하고 나서 이튿날, 통화 시간을 보니 7분이 넘었었다. 하지만 그녀가 기억하기론 그때 몇 마디 하지 않고 끊은 것 같았고 자신이 너무 아파서 잘못 본 줄 알았었다. '이런 오해가 있었을 줄이야.' "그런 저급한 수단 집어 넣어쓰지 마, 그럴 거면 차라리 달라고 해, 그럼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클 수 있어." 소지연이 아무리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믿든 안 믿든, 숙모가 뭐라고 했든, 뭘 했든 난 정말 몰랐어. 숙모한테 그쪽 이름으로 뭘 하지 말라고 잘 전할게. 내가 송민우 씨랑 친하지 않다는 건 눈이 달린 사람이라면 다 알 겁니다." 그러고는 뒤돌아 가려고 했는데 마침 그녀의 옆에 지나던 웨이터와 부딪혀 발을 삐었고 송민우의 품에 넘어졌다. 그녀는 오늘 튜브톱 드레스를 입었고 드레스 위에는 하얀 솜털이 덮여 있었기에 아름다운 그녀의 몸매가 더 매혹적으로 보이게 했다. 그렇게 부딪히자 그녀의 상반신이 거의 그의 몸에 닿았다. 그가 머리를 숙이자 바로 화려한 모습을 보았다. 송민우는 눈을 돌렸다. 그는 원래 그녀가 다가오는 걸 거부했고 아무런 이상한 생각도 없었지만 왜인지 이상한 기운이 자꾸 끌어올라 누를 수 없었다. 그는 여자와 닿으면 참을 수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소지연과 관계를 맺은 건 사실이었고 그도 그녀의 몸에 끌렸지만 이렇게 닿자마자 달아오를 정도는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몸이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이렇게 반응이 생긴 것도 자신이 야릇한 생각을 해서가 아니라 그의 몸이 이상해서였다. 그는 소지연의 팔을 잡고 이를 악물었다. "나한테 뭘 먹인 거야?" 소지연이 반응하기도 전에 그는 그녀를 데리고 휴게실로 갔다. 문이 세게 닫혔고 바깥에서 들리던 소리들이 모두 차단되었다. 소지연은 새빨개진 그의 눈동자를 보고 당황했다. '웨이터한테서 술을 받았는데, 안에 뭐가 들어있었던 거야?' "진정해... 내가 의사 선생님 불러줄게..." 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녀는 몸이 싸늘해졌다. 드레스가 찢겼고 새하얀 피부가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었다. 소지연은 깜짝 놀랐고 반항하려 했지만 송민우한테 손이 잡히였고 힘이 차이가 너무 컸고 심지어는 그녀의 등에 있는 상처까지 건드려졌다. "습- 아파!" 소지연은 눈에 눈물이 맺혔고 송민우는 그녀가 연기한다고 생각했다.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아프다는 거야? 이게 네가 원했던 거 아니야?" 말을 마친 그는 그녀의 등에 있는 상처를 보았다. 이미 딱지가 앉았지만 도자기같이 새하얀 피부위에 있는 그 상처가 유난히 눈에 걸렸다. 그녀는 아마 연회에 참석하느라 위에 파운데이션으로 가렸을 것이다. 송민우는 순간 마음이 복잡해 났고 자기도 모르게 동작을 가볍게 했다. 겨우 이 황당한 관계를 끝냈고 소지연은 구석으로 가서 송민우를 등진 채 조용히 드레스를 입었지만 지퍼가 잠겨지지 않았다. 그녀가 지퍼랑 싸우고 있는데 송민우가 다가와 그녀의 지퍼를 올려주었다. 뜨거운 손이 소지연한테 닿자 그녀는 감전이라도 된 듯 피했다. "술은 웨이터가 준 거야, 나도 술에 문제가 있다는 걸 몰랐어." 송민우는 다정한 말투로 답했다.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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