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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장

대체 누가 쉬쉬거린다는 걸까? 단현에 있는 여자들이라면 육태준과 엮이고 싶어서 안달일 텐데... 그는 문득 이 여자가 사라진 4, 5년 동안 줄곧 차지욱과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서로 오래 함께 있다 보면 감정이 생기기 마련일 텐데, 더욱이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함께 커온 소꿉친구였다. “남들이 차지욱 뭐라 할까 싫은 건 아니고?” 그의 짙은 눈동자에 싸늘한 한기가 스쳤다. 하채원은 순간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육태준에게 일침을 날렸다. “태준 씨, 우리가 결혼했든 안 했든 내가 어디서 살지는 내가 알아서 정해요. 너무 많이 간섭하는 거 아니에요?” 말을 마친 그녀는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르고 싶지 않아 육태준을 지나치고 얼른 자리를 떠났다. 육태준은 기분이 확 잡쳤다. 고작 그 몇 마디가 왜 이토록 귀에 거슬리는 걸까? ‘내가 많이 간섭해?’ 점점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왠지 정말 그의 곁을 떠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육태준은 이런 느낌이 너무 싫었다. 그는 얼른 휴대폰을 꺼내 허우진에게 전화했다.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그 아이 무조건 내 앞에 데려와.” “네.” “그리고 차지욱 사업도 계속 공격해. 모든 프로젝트를 수포로 만들어버릴 거야 내가!” 통화를 마친 후 육태준의 눈동자가 한없이 짙어졌다. 머릿속엔 온통 홀가분하게 별장을 떠나던 하채원의 모습으로 가득 찼다. 그녀는 이전에 육태준을 평생 사랑하겠다고 맹세했었는데 왜 이렇게 180도 변해버린 걸까? 차지욱을 좋아하게 된 걸까? 뭐가 됐든 육태준은 반드시 하채원을 뺏어오고 싶었다. 꼭 그렇게 해야만 했다. 내가 갖지 않더라도 절대 남에게 줄 순 없으니까. 차에 탄 후 그는 쉴 새 없이 담배를 피우며 그 아이의 사진을 꺼내 보았다. ‘이게 만약 내 아이면 채원이가 왜 굳이 해외에 숨겨둔 거지?’ 나중에 아이를 데려오거든 제대로 조사해봐야 할 듯싶었다. 또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번엔 반드시 하채원을 옆에 남겨두기로 했다. 더는 그의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꽉 잡아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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