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장
“뭘 얘기해?”
서지훈이 책상 앞에 앉아 조민재에게 미소 지으며 물었다.
그는 서지훈의 이러한 미소가 폭발의 전조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조용히 계약서를 다시 돌려놓고 한쪽에 서서 말없이 있었다.
서지훈은 짜증이 난 듯이 손가락으로 이마를 문질렀다.
최근 들어 그는 강아영과의 과거를 자주 떠올렸다.
결혼 전 강아영의 빛나는 모습이나 결혼 후 서지훈이 집에 돌아올 때마다 아름답게 단장하고 그를 기쁘게 하려 했던 강아영의 따뜻한 미소가 그리웠다. 또 더 나아가 과거의 자신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지금의 서지훈은 강아영을 너무 많이 신경 쓰고 있었다. 단지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인데도 그녀에게 너무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지원의 ‘임신' 사건이 터진 후, 강아영의 반응은 서지훈의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
강아영은 이제 이 일을 ‘공적인 일'로 취급하며 단순히 비서에게 맡겨 처리하고 있었다.
서지훈은 강아영의 아름다움과 뛰어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녀에게 끌리고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감정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
잃어버린 ‘그녀'를 찾기 위해 애썼던 수많은 시도들은 모두 헛수고였다.
서지훈은 ‘그녀'를 그리워했지만 동시에 점점 ‘그녀'를 잊어가고 있었다.
“내가 지시한 조사 어떻게 됐어?”
서지훈이 갑자기 물었다.
조민재는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아직 조사 중입니다. 몇 가지 중요한 정보가 확인 중에 있습니다.”
서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조민재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왜 갑자기 사모님을 조사하시는 건가요? 사모님은 전혀 관련이 없잖아요.”
“난 상상할 수도 없냐? 두 사람이 동일인물이라고 상상할 수도 없는 거냐고. 그럼 모두가 행복해지는 일인데.”
서지훈은 조민재를 흘겨보며 말했다.
“강아영처럼 말하지 마. 말을 잘 못 하겠으면 그냥 닥쳐.”
“전 항상 이렇게 말했는데요. 대표님께서...”
그러자 서지훈이 갑자기 일어나며 말했다.
“내가 뭐? 말해봐.”
“지금의 대표님은 사모님에게 완전히 푹 빠져 있어요. 누구를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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