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9장
강아영은 자리를 떴다.
홀로 남겨진 서지훈은 한방 세게 얻어맞은 듯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된 희열감에서부터 정신을 차렸다.
과거의 진실은 너무 쓰고 아렸다.
떠나갈 때 바람에 날려갈 듯 가냘프고 야윈 여자를 보며 서지훈은 가슴이 아려왔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더 많이 관심해 줘야 했는데...’
아이 일도 마찬가지였다. 빈틈이 수두룩한데 한 번도 마음을 가라앉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허송세월한 채로 그녀의 고통과 절망은 같이 나눠 가지지도 못했다.
밖으로 걸어 나오면서 안지은은 수심이 가득한 친구의 손을 잡았다.
“아영아, 설마 믿은 거 아니지?”
“50% 정도.”
강아영은 예전의 자기를 돌이켜 보았다.
“예전의 강아영은 서지훈이 한 말이라면 무조건 다 믿었었지. 너무 믿으니까 기대하게 되고 그러다 궁지에 몰리게 된 거잖아.”
“서지훈이 지시한 일이 아니라면 어떡할 거야?”
안지은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었다.
“서지훈 말이 사실이라면 너한테 가해한 사람은 따로 있다는 거잖아.”
두 사람의 과거를 쭉 곁에서 지켜본 안지은도 가끔은 한탄했다.
죽고 못 사는 두 사람이었는데 오해에 오해를 겹쳐 이 지경까지 왔다는 건 운명의 조롱을 받는 게 분명했다.
강아영은 신기한 듯 안지은 쳐다보면서 그녀가 했었던 말을 따라 하는 식으로 놀렸다.
“누구였더라, 서지훈은 믿음직스럽지 않은 게 아니라 아예 믿으면 안 되는 인간이라고 고래고래 외치셨던 분은.”
안지은은 마른기침을 지으며 피했다.
“그냥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런 거지. 내 감은 잘 맞지 않으니까 흘려들어.”
감을 잡아도 항상 틀리니 안지은도 그저 긴가민가했다.
“일단 뭐라도 좀 먹자.”
말은 넘겼지만, 강아영도 속으로 갈피를 잡지 못했다.
주룩주룩 비가 계속 내렸다. 조금 전보다는 작아졌지만 그치지는 않았다.
멀리 걷고 싶지 않은 두 사람은 근처에 퓨전 한식집을 찾았다.
메뉴를 주문하고 나서 강아영은 주하진한테 연락을 보냈다.
“마침, 잘됐어요. 그쪽으로 찾아가려 했거든요.”
주하진은 차 안에서 연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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