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8장
모텔 방 안에서 두 사람이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그들은 전혀 모른다.
강아영이 위층에서 내려올 때 침착하고 차분한 표정이었고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 못할 청초한 분위기를 내뿜었다.
그녀는 옷을 많이 챙겨입지 못했다. 이를 본 서지훈이 얼른 외투를 벗어서 어깨에 걸쳐주려 했는데 강아영이 자연스럽게 피해가며 차 안으로 들어갔다.
서지훈은 살짝 굳은 표정으로 잇따라 차에 올랐다.
강아영은 업계에서 지낸 몇 년 동안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는 요령을 터득했다.
그들 네 사람은 함께 청양산으로 왔다.
서지훈과 갈등을 빚었다고 아무 연관 없는 송승연, 신지한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는 굳이 이 사람들의 기분까지 망치고 싶지 않았으니까.
별장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강아영은 신지한에게 말해줬다.
애초에 산에서 내려오면 현지의 특산품을 사러 가기로 했는데 이지원 때문에 변동이 생겼다.
“지한 씨, 이따가 저랑 함께 물건 사러 가주실래요?”
“좋아요.”
강아영은 줄곧 서지훈과 말을 섞지 않았다.
그와 더는 할 말이 없으니까.
...
잠시 후 서지훈이 별장으로 돌아왔다.
송승연은 짐이라곤 옷 몇 벌이 다였고 서지훈과 딱히 할 말도 없었다.
강아영이 줄곧 웃고 떠든다고 해도 그녀의 눈가에 빛이라곤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 사람의 기분은 완벽하게 감추기가 어려운 법이다.
위층으로 올라간 서지훈은 처참하게 어지럽혀진 방안을 둘러봤다.
강아영은 아침에 산에 오를 때 입었던 패딩을 휴지통에 버렸다.
서지훈은 별안간 자신이 방금 그녀에게 얼마나 가혹하게 굴었는지 되새기게 되었다.
그는 강아영이 둘의 관계를 이딴 식으로 정의하는 게 너무 싫었다.
서지훈은 침대 맡에 앉아 그녀가 눈물을 흘리던 모습을 떠올리며 마음이 심란해졌다.
그는 강아영을 분명 좋아하고 있다.
다만 또 너무 좋아하는 건 아닌 듯싶었다.
적어도 그녀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만큼은 아니었다.
‘장서우’의 일을 해결하면 좀 더 나아질 수 있을지, 서지훈은 도통 가늠이 안 됐다.
그는 과연 마음을 텅 비워둔 채 오직 강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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