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장
일이 이 지경에 이르자, 김선애는 아들을 전혀 동정하지 않았다.
“그날 병원에서 진작 이런 상황을 예상했어야지. 이지원은 분수가 없어. 너 아영이랑 이혼해도 절대 걔를 집에 들일 생각하지 마.”
서지훈은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결혼이라니요. 난 지원이를 건드린 적이 없어요.”
그러자 김선애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한 번도 안 건드렸다고? 나는 그동안 이지원이 네 찐 사랑인 줄 알았어.”
“회사에 돈을 벌어다 줄 수 있잖아요.”
서지훈은 처음으로 부모에게 이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곧바로 한숨을 쉬었다.
그는 강아영에 대해 알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기분이 들었다.
...
강아영은 오후 1시에 깨어났다. 그리고 서지훈의 깊은 눈동자와 마주쳤음에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사실 이런 방식으로 목적을 이루기로 마음먹었을 때부터 이미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다.
그의 분노든, 벌이든, 상관없었다.
어차피 엉망이었던 결혼 생활이 더 엉망이 될 뿐이니까.
강아영이 깬 걸 발견하자, 서지훈은 소파에서 일어나 침대 앞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예상했던 폭풍은 찾아오지 않았고, 그저 어두운 얼굴로 물었다.
“배고파?”
“말이라고 물어요?”
강아영은 이불 속에서 몸을 웅크리며 말했다.
아침을 먹지 못하고 그렇게 오래 실랑이를 벌였으니 당연히 배가 고팠다.
“쌤통이야!”
서지훈이 몸을 숙여 강아영의 턱을 잡고 말했다.
“정말 대단해, 응?”
“그럭저럭.”
강아영은 자신이 한 일을 인정했다.
서지훈은 바보가 아니었다.
자신의 추측이 맞다면 이지원은 [더 퀸]의 주연 역할을 받지 못할 것이다.
서지훈은 그녀의 입술을 바라봤다. 격정적인 사랑을 나눈 후 붉어진 그녀의 입술은 매우 유혹적이었다.
고개를 숙여 강아영에게 키스하려 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왜, 목적을 달성했으니 이제는 척이라도 안 하겠다는 거야?”
서지훈은 당연히 화가 났다.
키스, 잠자리 모두 강아영의 계획이었다.
‘조금은 날 신경 쓰는 줄 알았더니.’
그러자 강아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마치 마음대로 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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