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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장

강하성이 아직 자고 있음을 확인한 임서우는 후다닥 욕실로 향했다. 하지만 그녀가 돌아선 순간 자는 줄만 알았던 강하성이 스르륵 눈을 떴다. 어젯밤 그 부드러운 촉감이 여전히 남아있는 듯해 그는 한참동안 자신의 팔을 바라보았다. 세수를 마친 임서우는 강하성과 함께 내려가는 게 좋을 것 같아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옷을 갈아입는 건지 등 뒤에서 들리는 스르륵 소리에 그녀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가자.” “아, 네.” 아무렇지 않은 척 일어선 임서우는 강하성의 타이가 살짝 비뚤어진 것을 발견했다. “타이 제대로 해요.” “응?” 그녀의 말에 강하성은 타이를 만지작거렸지만 더 엉망이 되어버렸고 이를 악문 임서우가 가까이 다가갔다. 살짝 든 발, 그의 타이를 만지는 하얀 손, 진지한 표정... ‘어쩌면 난 널 처음 봤을 때부터...’ 하지만 그런 그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바로 뒤로 물러선 임서우가 말했다. “제대로 해야 그쪽 엄마한테 안 혼나죠.” “그쪽 엄마?” 강하성이 미간을 찌푸렸다. “어차피 곧 이혼할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쪽 엄마 맞죠.” 이혼을 당연하다는 듯 입에 올리는 그녀의 모습에 왠지 기분이 언짢아진 강하성은 말없이 돌아섰다. ‘맞는 말을 해도 난리야...’ 아침 식사 자리, 박정원은 역시나 한약을 제대로 마셨는지 물었다. “제가 버렸어요.” 임서우 대신 강하성이 짧게 대답했다. “너 정말...” “잘 먹었습니다.” “저녁에 집에 손님 오실 거니까 일찍 들어와.” 박정원은 애써 화를 누르며 아들의 뒷모습을 향해 말했다. 쾅. 하지만 강하성이 집을 나서자 박정원은 기다렸다는 듯 모든 분노를 임서우에게 쏟아내기 시작했다. “말은 저렇게 해도 자기도 얼마나 자기 핏줄이 가지고 싶겠어. 내 아들 앞길 막지 말고 얼른 이혼해.” 고개를 푹 숙인 임서우는 주먹을 꽉 쥐었다. ‘나도 나가고 싶다고... 할아버님만 아니었으면 이 집구석 백 번도 더 나갔을 거야.’ “그 동안 우리 집에서 해먹을만큼 해먹지 않았니? 도대체 얼마면 되겠어? 얘기해 봐. 내가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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