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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장

임서우는 강하성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강하성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임서우는 어쩔 수 없이 손을 내밀며 말했다. “할아버지, 정말 괜찮아요. 금방 나을 거예요.” 강주호의 손은 매우 마르고 뼈가 드러나 보였고, 손등에는 주름이 가득했지만 손바닥은 따뜻했다. 그는 임서우의 손가락을 가볍게 만지며 안타깝게 고개를 들었다. “아가야, 이렇게 손을 다쳐서 그림을 그릴 수 있겠니?” 임서우는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눈을 내리깔며 자조적으로 웃었다. “그럼요. 며칠 있으면 괜찮아질 거예요.” 강주호는 강하성을 바라보았다. “네가 말해봐.” “치료에 협조하지 않으면, 오른손으로는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을 거예요.” 강하성은 평온하게 말했다. “강하성 씨!” 임서우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강하성을 노려보았다. 그러고 나서 강주호를 돌아보자, 강주호가 절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할아버지, 하성 씨의 말을 믿지 마세요. 제 손은 괜찮아요. 제가 잘 치료받을게요.” 임서우는 강주호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강주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두 사람을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임서우는 일어나 강하성 옆에 조용히 섰다. “말해봐.” 강주호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임서우는 입술을 깨물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가 강씨 가문에 시집와서 겪었던 힘든 상황들을 돌이켜보면, 강주호는 항상 그녀를 격려하고 사랑해 주었다. 그래서 임서우도 강주호에게 강하성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지금, 임서우는 그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임서우는 이혼한 후에 타이밍을 찾아 강주호에게 차분히 말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상황이 닥치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우리 이혼할 거예요.” 강하성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뭐라고?” 강주호는 놀라서 거의 기절할 뻔했다. 임서우가 오랫동안 자신을 찾아오지 않은 이유를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직접 강하성의 입에서 듣고 나니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 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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