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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장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곧바로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아챘다. 강하성이 친히 임예지에게 차 키를 건네며 임서우가 있는 방향을 힐긋 살피는 것 같았다. ‘임예지한테 새 차 사준 거였네.’ 임서우는 마음이 씁쓸했다. 강하성은 그녀에게 끼어들 틈도 주지 않았고 심지어 임예지를 달래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굳이 더 들이대며 껄끄럽게 굴고 싶지 않아서 방향을 틀고 홀로 택시에 앉아 집으로 갔다. 저녁에 웬일로 한은실한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서우야, 요즘 왜 엄마 보러 집에 안 와? 아직도 엄마한테 화난 거야? 미안해. 내일 집으로 와. 엄마한테 반성할 기회를 줘야지.] 임서우는 반신반의하는 태도였다. 마침 내일 친자확인 검사도 나오니 한 번 다녀와야 할 듯싶었다. 그녀는 결국 알겠다고 답장을 보냈다. 다음날 임서우는 아침 일찍 일어나 정리를 마치고 임씨 가문으로 향했다. 한은실은 뜻밖에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뀌어 열성적으로 그녀를 반겨주었다. “우리 서우 취직했다며? 어때? 할 만해?” 임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뭐.” “엄마는 네가 정말 걱정되는구나. 우리 서우 회사 다녀본 적 없잖아. 이참에 그냥 회사 관둘까?” 임서우는 살짝 어이가 없었다. “관두면요? 누가 나 키워줘요?” “엄마가 책임지고 키워주지.” 한은실이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엄마가 다 생각해놨어. 회사 사직하고 해외 유학 보내줄게.” “해외 유학이요?” 임서우는 모든 게 꿈만 같았다. “그래. 너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하잖아. 엄마가 유학 보내줄 테니까 거기 가서 실컷 그려. 어때?” 한은실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지만 임서우는 왠지 등골이 오싹해졌다. “조건은요?” 그녀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유학 가서 그림 그리는 건 당연히 좋은 일이다. 하지만 한은실이 갑자기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그녀를 해외로 보내줄 리가 있을까? “무슨 조건?” 한은실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얘는 꼭 이렇게 잡생각만 한다니까. 엄마가 딸한테 무슨 조건이 있겠어?” 그녀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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