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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장

‘쓸데없는 소리!’ 박민혁은 잠시 얼떨떨한 표정을 짓다가 재빨리 담배불을 끊고 자신도 눈치채지 못하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김수지가 내게 무슨 의미인지 아직도 모르겠어?’ ‘아내.’ 김수현이 고개를 숙이고 신발 끝을 쳐다본다. ‘둘은 결국 3년이란 시간을 함께 보냈잖아요.’ 3년, 천 여 개의 낮과 밤, 모두 그녀가 관여하지 않은 과거다. 그러나 그들은 격의 없이 함께 있었다. ‘다른 생각하지 마.’ 박민혁은 그녀를 품에 안았다. ‘나는 단지 김수지한테 미안할 뿐이야. 나 때문에 그녀가 많은 고통을 받게 했다는 것을 네가 누구보다 잘 알잖아.’ ‘응, 알아.’ 김수현은 그의 품에 안겨서 득의양양한 웃음을 흐느끼는 서러운 모습으로 바꾸었다. ‘난 언니가 많이 힘들었다는 것도 알고, 언니가 내 대역이라는 것도 알아요. 민혁오빠가 나를 좋아하는 것도 알고, 걱정할 것도 없지만, 오늘...... 오빠가 언니를 안고 병원에 가면서 나를 바닥에 쓰러뜨렸을 때, 난 그래도 억울했어요. 민혁오빠, 내가 너무 이기적이지, 그치? 언니가 많이 다친 거 알면서도, 그래도......’ ‘네 잘못 아니야.’ 박민혁의 손이 등에 가볍게 내려앉으며 툭툭 쳤다. ‘오늘 일이 많이 급해서 그랬어. 다신 안그럴게.’ 박민혁은 속으로 말했다. ‘네가 내 곁에 있는 한 김수지의 흔적은 곧 말끔히 지워질 것이다.’ 그들의 생활은 결코 흐트러지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그와 김수지가 이혼 수속을 마치는 시간까지 3주밖에 남지 않았다. 3주만 있으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간다. ...... 30분 뒤, SK 핸드폰 가게. 박민혁은 김수현을 데리고 카운터를 가리켰다. ‘여기 있는 거 전부 다 신상이야. 마음대로 골라봐.’ ‘그 핸드폰은 오래 썼던거야, 내가 다시 고쳐도 되는데......’ 그래야 복구 과정에서 무심코 영상을 퍼뜨릴 수 있는데! 그러면 김수지는 온 서울 시민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이고, 그때쯤이면 김수지는 분명히 사람 볼 면목이 없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박민혁이 그녀를 싫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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