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4장
밤은 조용했다.
별장 안은 여전히 침실 조명만 켜진 상태였다.
김수지는 원래 지성이 이미 차를 타고 떠난 걸 확인한 뒤 다시 돌아가려고 했다.
이때 하인이 그녀를 발견했다. "사모님."
진짜 이상하다.
그녀를 만나는 사람마다 낯선 얼굴이지만, 그녀를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예외 없이 그녀를 사모님이라고 불렀다. 마치 이혼을 하지 않은 것처럼.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 사모님이라는 호칭은 그녀를 부르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김수지는 자신이 김수연이 아니고 박민혁의 약혼녀가 아니라고 설명하기도 귀찮았다.
그래서 그녀는 그냥 대답했다. "네."
하인은 듣자마자 눈이 번쩍하며 급히 김수지에게 인사하며 고개를 숙였다. "올라가세요. 대표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박민혁이... 그녀가 올 줄 알았다는 말인가?
그럼 그녀가 김수연의 대역으로 계속 그의 곁에 있어도 된다고 허락한 것인가?
이게 김수지가 김수연의 얼굴을 망치고도 처벌받지 않는 이유일까?
박민혁은... 아마 이 두가지 일을 하나의 거래로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김수연을 그렇게 사랑하는 박민혁인데 당연히 김수연의 얼굴이 망가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김수지를 통해 완벽한 김수연을 원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숨이 막히는 창피함이 들었고, 김수지의 얼굴에는 더욱 쓴 미소가 스며들었다.
대역...
그녀는 이 단어를 몇 번 읊어보았다. 입에서부터 심장까지 마치 누군가에게 조여지는 듯한 숨막히는 느낌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수연의 대역이라는 길을 선택한 것은 그녀 자신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돌아서 하인의 안내대로 계단을 올라갔다.
예전에는 그녀를 괴롭히고 미치게 하던 대역 신분이지만, 오늘은 그녀가 스스로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녀는 마치 손님처럼 박민혁과 함께 디자인 한 이 별장을 걸으며 낯설지만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침실과 거의 일보직전이었다. 김수지는 입을 굳게 다물고 뒤를 돌아 하인에게 말했다. "고마워요, 이제 내려가셔도 돼요."
곧 복도에는 그녀만 남겨져 있었다.
하지만 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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