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1장
박민혁은 집에 돌아온 후 화를 크게 한바탕 냈다.
별장의 꽃병, 골동품 그리고 볼 수 있는 그릇과 젓가락을 거의 모두 부숴버렸다.
이 위에...
전부 김수지의 흔적이 있었고
두 사람의 추억이 있었다.
진영은 한쪽에 서서 챙그랑 소리를 들으며 제지하고 싶었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 몰랐다.
그저 깨지는 족족 마음속으로 값만 계산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제일 비싼 물건이 깨지자 진영의 마음도 함께 깨진 것 같았다.
드디어, 박민혁이 마지막 접시를 높이 들었을 때 진영이 소리질렀다. "대표님! 이건 사모님이 제일 좋아하는 디자인 시리즈의 접시입니다. 경매에서 사주신 첫 번째 선물입니다! 대표님..."
뒤의 말은 굳이 하지 않았다. 이쯤 되니 박민혁도 많이 진정된 것 같았다.
수지가 제일 좋아하는...
아, 수지가 제일 좋아했던 거.
수지는 분명 나를 제일 좋아했었는데.
하지만 지금은 다른 남자를 좋아하게 됐어.
박민혁은 갑자기 큰 슬픔에 휩싸였다. 모든 것이 의미없게 느껴졌고 손에 든 접시도 미끄러내려 챙그랑 하고 깨졌다. 산산조각이 난 접시는 그의 마음과 똑같았다.
"진영." 박민혁은 무표정으로 엉망진창이 된 조각에서 걸어나와 말했다.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
"네."
"지현을 수지한테 보내."
"네?"
잘못 들은 건가?
대표님이 지금 연적을 도와주라고?
하지만 박민혁은 진지했다. 심지어 반복하며 강조했다. "내가 다 봤어. 수지는 지현을 좋아해. 하지만 지현 그 자식은 내가 생각한 만큼 수지를 좋아하지 않아."
그들 옆에 차가 지나갈 때, 박민혁의 심장은 목구멍까지 올라왔었다.
그 차를 하늘로 내던지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하지만 지현이 그저 손을 내밀어 김수지를 인도로 끌었을 뿐
위로의 포옹조차도 없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차에 대한 책임도 물어보지 않았다.
그렇게 위급한 순간, 먼저 꼭 안아줘야 하지 않는가?
수지가 얼마나 겁이 많고... 얼마나 포옹을 좋아하고... 얼마나 안전감이 필요한 여자인데...
하지만 지현은 아무것도 몰랐다!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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