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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장

김수지는 지금 확실히 누군가 들어줬으면 했다. 하지만 지현과 사이가 그 정도로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은 그 뿐이었다.“제 친구 이야기인데...” 이 말을 꺼낼 때, 김수지는 약간 마음이 허한 기분이었다. 지현을 본 김수지는 그가 그녀를 비웃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마음이 놓였다.“제 친구 이야기인데, 저처럼 최근에 이혼하고 아이까지 잃었대요.” 본인 얘기인 게 티가 너무 났다. 하지만 지현은 여전히 모르는 척 해주면서 얘기했다.“그런데요?” “아이를 잃은 일 때문에 너무 자책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을 위해 뭐라도 하고 싶어해요. 하지만 아이 아빠는 친구에게 상처를 준 여자를 너무 쉽게 용서해 줬어요. 그 일 덕분에 제 친구는 그 사람이 더는 자기를 사랑하지 않을 거라는 걸 느낀 거죠. 그래서 이혼하려고 마음 먹은 것이고요. 게다가 전 남편은 제 친구를 대역으로 생각했어요.” 김수진은 손바닥으로 찻잔을 문지르며 어쩔 수 없다는 시선을 내비쳤다. "하지만..." “하지만 뭐요?” "하지만... 제 친구는 여전히 머릿속에 전 남편을 떠올리고 있어요. 게다가 전 남편과 그 여자 사이의 일들을 상상하게 되고요. 심지어는 전 남편의 마음에 대해 고민해요. 가끔은 무의식적으로 주변의 남자들과 그를 비교해요. 어쨌든 머리 속에서 전 남편과 관련한 것을 지울 수가 없어요. 제 친구는 자기가 좋은 엄마도 아니고 정상인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김수지는 지현을 바라보면서 무기력한 시선을 내비췄다."결국 이 이야기의 엔딩은 영원한 이별이 될텐데도 말이죠." “아니요.”지현은 확신하며 얘기했다.“왜 이야기에 엔딩이 꼭 있어야 해요?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하면 되잖아요.” 김수지는 깜짝 놀랐다.“자연스럽게요?” “자기를 위해서 살면, 전 남편을 그렇게 많이 떠올리지 않을 거예요.”지현이 얘기했다.“그 친구의 전 남편도 꽤 우수한 사람인가 보네요. 한 여자가 그렇게 사랑하는 걸 보면. 우수한 남자에게 끌리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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