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5장

박민혁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변우빈이 한 말은 그야말로 소화하기 어려웠다. 하룻밤이 지나고 날이 밝을 때까지 박민혁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어젯밤 술에 취한 변우빈의 말에 따르면, 지난번 수술실에서 두 사람은 김수지 뱃속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 쇼를 했고, 그 아이가 지현의 애가 아니라, 자신의 아이라는 거였다. 게다가.., 한 명이 아닌 일란성 쌍둥이라고 했다! 그럼 그는 이제 쌍둥이의 아빠가 되는 거였다... 박민혁은 그걸 떠올릴 때마다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또 분노도 치솟았다. '그렇게 큰 일을 김수지는 왜 말을 하지 않았던 거지?!' 그러다가도 바로 풀이 죽어 축 늘어졌다. 사실 그는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가 전에 공장에서 한 말 때문이었을 것이다. 당시 그는 팡롱 앞에서 김수지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정면으로 반박했고, 임신은 물론 아이를 낳는 것도 허락하지 않을 거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아마 그때부터 그를 경계했던 것 같다. 그 뒤에 박민혁이 그녀를 수술실로 데려갔고... 그로 인해 김수지는 박민혁한테 완전히 실망했을 거고, 그래서 변우빈에게 비밀을 지켜달라고 부탁했을 거다. 그러나 변우빈이 박민혁한테 들킬 줄은 몰랐을 것이다. 늘 대범하고 단호하게 행동하던 박민혁이지만, 진실을 알고 나니 오히려 산송장처럼 침대에 누워만 있었다. 그는 자신이 어떤 마음인지 혼란스러웠다. 그냥 모든 게 엉망진창인 것 같았다. 변우빈이 어젯밤 술에 취해 중얼거렸던 말이 아직도 그의 귓가에 맴돌았다. "김수지한테 잘해. 수지 씨도 힘들어, 심지어 애 둘을 혼자 키울 생각하고 있더라. 애 키우는 게 어디 쉬운 일이냐? 네가 자식이랑 생이별을 하는 꼴을 내가 어떻게 보냐..." "근데 민혁아, 정말 사랑하지 않으면 이젠 그만 놓아주는 것도 맞아." "널 속이면서까지 아이들을 지키는 거 보면 수지 씨는 좋은 엄마가 될 거야." "그러면, 네가 사랑하는... 김... 김수연한테도... 떳떳할 거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