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4화
사모님이라는 호칭에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특히 구자현은 신경질적인 눈빛으로 신세희와 부소경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뒤에 서 있던 귀부인들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싶은 심정이었다. 당장이라도 이곳에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도망은커녕 입도 뻥긋할 수 없었다. 하여 그녀들은 허옇게 질린 채, 신세희의 발치에 무릎을 꿇고 싹싹 빌고 있는 도연주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신세희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하지만 사람 잘못 골랐어요. ”
다리를 감싸 안은 손길이 너무 소름 끼쳤다. 신세희는 얼른 발을 빼려고 했으나 도연주가 그녀의 다리를 동아줄처럼 꽉 움켜쥔 탓에 쉽지 않았다. 이를 눈치챈 부소경은 얼른 그녀의 허리를 잡고 들어 올려 주었다. 그제야 신세희는 간신히 도연주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틀밖에 안 지났는데 왜 이렇게 가벼워졌어? ”
“...... ”
엄선우는 남몰래 제 도련님을 욕했다.
‘지금 다른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염장 지르는 겁니까? 이 여자들은 사모님을 질투해서 기를 쓰고 사모님을 모함하고 있는 거란 말이에요.’
“내려줘요. ”
신세희가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서울에 있어야 할 부소경이 왜 갑자기 돌아왔는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구자현과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고 바로 자신을 찾지 않았던가. 신세희는 부소경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저 여자, 살려줘? ”
부소경이 다시 한번 물었다. 신세희는 마음이 약한 사람이었다. 유리가 누구와 친한지,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늘 세심하게 살피는 것도 그녀였다. 그런 여자였으니 절대 5살짜리 아이가 엄마를 잃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라는 걸 부소경도 잘 알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신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
“풀어줘. ”
부소경의 명령이 떨어지자 엄선우는 도연주를 걷어차며 말했다.
“당장 꺼지십시오. ”
도연주는 신세희에게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
“정말 감사합니다, 사모님.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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