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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조의찬의 차 안에는 다른 남자도 타고 있었다. 신세희는 고개를 저었다. "고마워요, 그렇지만 버스 타고 가면 돼요." "내가 뭐 잡아먹나? 이쪽은 내 절친, 서시언이요. 타요!" 조의찬은 제안이 아니라 명령하고 있었다. "오늘 온종일 엄청 정신 없었죠? 신입들은 대부분 이런 경험을 한다더라고요. 앞으로 점점 나아질 거예요. 타요, 내가 데려다줄게요." 신세희는 입술을 깨물며 차에 탔다. 서시언이라 불리는 남자는 매너 있고 부드러웠다. 그는 신세희를 존중해 주었다. "사모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신세희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앞자리에 앉은 이들은 부잣집 도련님이었다. 한 번도 이런 사람들과 가까이 한 적 없었던 그녀는 어떻게 대화를 나눠야 하는지도 몰랐고 비위를 맞춰줄 줄도 몰랐다. 그래서 그녀는 아예 입을 다물었다. "사촌 형네 집에 가는 거예요?" 조의찬이 물었다. 신세희가 입을 열려는 찰나 벨 소리가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세희 고객님이신가요? 코닥 렌트입니다..." 남성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신세희는 급히 그의 말을 끊고 횡설수설했다. "저... 동 사장님, 죄송해요. 카메라를 좀 더 사용하고 싶은데, 사용기간은..." 반쯤 말한 신세희는 수화기를 틀어막은 채 조의찬에게 질문했다. "죄송한데요, 우리 회사 급여일이 언제죠?" "매달 15일이요. 다음 달 급여일까지 17일 남았네요." 계산을 마친 조의찬이 알려주었다. "어, 동 사장님, 제가 카메라를 17일 동안 더 사용해야 할 것 같아요. 임대료는 일별로 계속 계산해주시고요, 임대료를 더 올리셔도 돼요. 아무튼 17일 뒤에 카메라를 돌려드리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동 사장님." 신세희는 행여나 동의하지 않을까 걱정되기라도 했는지 동 사장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앞자리에 앉은 두 사람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봤다. "왜요, 빌린 카메라를 잃어버리기라도 했어요?" 조의찬이 물었다. "네." 옆에 있던 서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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