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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5살짜리 아이의 말에 진상희는 기쁨에 빠졌다. 발이 아픈 것도 잊을 만큼. 그녀는 너무 기쁜 나머지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공주님, 너… 방금 뭐라 그랬어? 다시 한번만 말 해봐.” 유리는 아주 그럴듯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어차피 우리 아빠도 결혼은 해야 할 거 아니야. 네가 나한테 잘 해주기도 하고, 그리고 또 착하고 예쁘기까지 하니까. 차라리 우리 아빠한테 너랑 결혼하라고 하는 게 더 나은 것 같아서. 그럼 너도 계속 나한테 잘해줄 수 있잖아. 안 그래?” “맞아맞아! 공주님, 내 말 잘 들어봐. 이건 너한테 아주 중요한 문제야. 생각해봐. 너네 아빠가 여자를 집으로 데리고 왔어. 그럼 너도 그 여자랑 같이 살아야 할 거 아니야. 만약에, 아주 만약에 그 여자가 너 때리기라도 하면 어떡해?“ 진상희는 지금 아주 큰 기회가 자신의 머리위에 떨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아이의 마음을 잡는다면 부씨 집안에 발을 반 정도는 담은 셈이 되는 것이다. 유리는 순진한 표정으로 진상희를 쳐다보았다. “그러니까. 그래서 내가 아줌마를 도와주겠다는 거야.” “알겠어, 알겠어. 우리 공주님, 말 만해. 공주님이 하라는 건 뭐든지 다 할게. 네 말은 무조건 다 들을게. 앞으로 널 내 친딸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게.” 진상희는 입으로만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둘만의 아이가 생기기만 하면 바로 이 전과자의 아이를 지옥으로 보내버리겠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런 도둑놈 같은 딸은 원치 않았다! 아직 부씨 집안에 발도 못 들였는데 뒤에서 다리 아프게 쫓아다니게 하다니! 진상희는 유리를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유리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5살짜리 여자아이에게 어떤 좋은 방법이 있는지 한번 들어보고 싶었다. 그래봤자 자기한테 좀 잘해주고 많이 안아주고 챙겨주라는 거겠지. 진상희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다 끝냈다. “아줌마, 엄청 큰 도화지 한 장 찾아줄 수 있어? 그림 그리는 종이 말이야.” 유리가 진상희에게 물었다. 도화지? 사생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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