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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서씨 집안 어르신은 고개를 숙여 임서아를 바라보았다. "네가 서아냐? 내 딸이 낳았다던?" 임서아는 눈물 젖은 얼굴로 말했다. "할아버지께서 우리 엄마의 아버지셨군요. 다들 우리 엄마더러 거지라고 했었는데... 사실 우리 엄마에게 이렇게 명망이 높은 아버지가 계셨던 거였어요! 그런데 외할아버지, 왜 우리 엄마는 그때 그런 모습을 하고 있었어요?" 임서아는 아버지와 그 여자 사이의 일을 꽤 많이 알고 있다. 어느 날 임지강이 그 여자를 주웠고, 그 여자는 임지강만 바라보며 살았었다. 그러나 그 여자와 동거했던 임지강은 그녀가 가지고 있던 작은 천 가방 속 자잘한 장신구들을 빼앗은 후 그 여자를 쫓아버렸다. 그리고 나중에 임지강은 허영과 결혼했다. 허영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었기에 그들은 한 살짜리 임서아를 입양했다. 어린 나이에 데려왔기 때문에 그들은 임서아를 친자식처럼 여겨왔다. 세 가족은 언제나 화목했다. 그러나 난데없이 임지강에게 쫓겨난 그 여자가 서씨 집안 어르신의 친딸이라는 사실을 이십여 년이 지나서 알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그리고 그 여자는... 세 가족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침묵했다. 임서아는 기회주의적이었으며 눈치를 봐가며 온갖 달콤한 말들을 곧잘 쏟아내는 사람이었다. 현재 그녀는 온 힘을 다해 눈물을 흘리며 서씨 집안 어르신의 비위를 맞췄고 어머니가 자기를 낳았을 때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줄줄이 읊어댔다. 불과 몇 분 만에 서씨 집안 어르신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허리를 굽혀 임서아를 일으켜 세우려고 하던 찰나, 그는 그녀가 피를 흘리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바닥에... 대체 바닥에 어찌 피가 이리도 많은 게냐?" 하얗게 질린 노인이 급히 물었다. "헉!" 피로 흥건하게 젖은 자기 모습을 본 임서아도 깜짝 놀랐다. 사실 며칠 전부터 아랫배가 살살 당기며 불길한 예감이 들긴 했었다. 이전에 그녀는 몰래 사립병원에서 진찰한 적이 있었다. 의사는 그녀의 상태가 불안정하다고 했다. 낙태한 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또 부주의로 임신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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