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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묵직한 봉투를 건네받았지만 신세희의 마음은 절대 홀가분하지 않았다. 만약 다른 방도가 있었더라면 신세희는 이 돈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2천만 원은 많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존엄을 짓밟기엔 충분한 것이었다. 그러나 생존 앞에서 그깟 존엄이 다 무슨 소용일까? 입술을 꽉 깨문 신세희는 봉투를 들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표정을 한 부소경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 '원래는 10억 원을 주려 했다고. 내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건 그쪽이야.' 그의 표정은 점점 더 싸늘해졌다. 신세희는 기분이 복잡미묘했다. 이혼하고 법원을 나서는 순간 신세희는 앞으로 부소경과는 더 이상 접점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2개월도 채 되지 않은 결혼생활이었지만 셀 수 없는 일들과 갈등이 존재했다. 그렇지만 신세희는 왠지 모를 아쉬움이 밀려왔다. 그런데 이때, 아랫배에서 움직임이 느껴졌다. 마치 딸꾹질을 하는 것 같은 작은 움직임이었다. 아직 3개월밖에 안 되는 아이가 딸꾹질할 리는 없었다. 이건 심장 소리일 가능성이 컸다. 산부인과에서 검진했을 때 의사가 그녀에게 해준 말이 떠올랐다. "3개월이 지나면 서서히 태아의 심장 박동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 처음이 언제일지, 잘 느껴보세요." 계속 신경을 썼으나 알아채지 못한 그녀가 의사에게 다시 물어보니 의사는 조금만 더 기다려보라고 했다. 지금 이 순간, 배 속의 아이가 처음으로 그녀에게 자신의 심장 박동을 느끼게 한 것이다. 마치 배 속의 작은 아이도 부소경을 아쉬워하는 것만 같았다. 대체 뭐가 아쉬운 걸까? 그는 하루 이틀에 불과한 짧은 온기와 옷, 그리고 비싼 노트북을 주었지만 대부분의 시간 동안은 그녀를 차갑게 경계하고 경멸했다. 그런데 대체 왜 미련이 남았단 말인가? '신세희, 당장 떠나란 말이야! 부소경은 임서아의 남자라고.' 여기까지 생각하던 신세희는 돈봉투를 안은 채 떠나려 했다. "거기 서!" 부소경이 그녀를 불러세웠다. 그녀는 걸음을 멈추었지만 고개를 돌리지는 않았다. "부소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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