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9화
그녀의 말에 그는 아무런 대꾸를 할 수 없었다.
"당분간 내 목숨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당신이 내 목숨을 원할 때 언제든지 저를 찾아오면 돼요.”
신세희는 부소경을 다시 쳐다보지도 않고 계단을 내려갔고, 다시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하……”
엄선우는 참지 못하고 소리를 냈고, 신세희는 여전히 앞으로 가고 있었다.
그녀는 우산을 쓰고 걸음이 느린 편은 아니지만, 뒤에 있는 부소경은 키가 크고 다리가 길었기에 그녀보다 걸음이 빨라서, 그는 단 몇 걸음 만에 신세희를 앞지를 수 있었다.
"지금 당장 제 목숨을 원하시는 건가요?”
신세희가 묻자, 부소경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내가 서명한 계약은 무효가 될 수 없어. 줘야 할 돈을 한 푼도 빠짐없이 받아야 할 거야! 그리고, 네 목숨은 나에게 아무런 가치도 없으니 네 목숨은 나한테 매우 번거로운 일일뿐이지.”
그의 말을 들은 신세희의 마음이 순간 가벼워졌다.
그가 그녀에게 돈을 주고, 그녀의 목숨을 그대로 둘 거라고 한다면 그녀는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보였고, 얼굴에는 뜻밖에도 약간 달콤한 웃음을 띠었다:
“정말 돈을 줄 필요가 없어요. 저는 이 돈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은 하 씨 아주머니와 저의 우정을 모욕하는 거예요. 그리고 제가……”
신세희는 말을 반쯤 하고는 또 입을 다물었고, 눈을 내리깔고 다시 말을 꺼냈다.
“저는 이혼 절차를 최대한 빨리 밟고 싶을 뿐이에요.”
그녀는 이 말을 하고는 곧 자리를 떠났다.
그녀는 부소경에게 돈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조의찬과 연애를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곽세건에게 납치를 당했을 때 조의찬이 그녀를 구했고, 그녀가 곽세건에게 배상을 강요당했을 때에도 조의찬이 그녀를 도와주었다.
조의찬은 진지하지 못했지만, 그녀에게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절망에 빠졌을 때, 이 세상에서 오직 조의찬 만이 그녀에게 구원을 손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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