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화
신세희는 이미 멀리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자기 자신을 비웃고 있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그 담배 필터 안 사는 건데… 담배 필터는 그녀가 해외에서 직구를 한 것이었다. 돈이 없었는데도 10만 원의 거금을 주고 산 건데…
담배 필터가 아직 배달이 되기도 전에 그녀는 부소경의 집에서 쫓겨났다. 생각해보니 너무 웃긴 일이었다. 아마 지금쯤 담배 필터는 부소경의 손에 들어갔을 것이다. 아마 혐오감이 가득 찬 눈빛으로 내 선물을 쳐다보고 있겠지… 그리고 차갑게 웃으며 그걸 베란다 밖으로 던져버릴 것이고.
그 생각이 들자. 신세희는 수치심에 얼굴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난 그냥 고마워서 그런건데. 나한테 예쁜 옷을 사준 게 고마워서. 나한테 노트북을 선물해준 게 고마워서…
하지만 지금 그녀는 자신이 한 행동이 무척이나 수치스러웠다.
고민이 가득한 얼굴로 호텔에 돌아온 그녀는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웠다. 잠이 오지 않는지 그녀는 내내 몸을 뒤척였다.
절반은 그 담배 필터 때문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하숙민의 병 때문이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그녀는 날이 거의 밝을 때가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잠에서 깼다. 시간은 무척이나 빠듯했다. 신세희는 자신이 묵는 호텔이 하숙민이 입원한 병원과 가까운 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침대에서 일어난 그녀는 허겁지겁 하숙민의 병실로 달려갔다. 그녀는 그제야 하숙민이 밤새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의사들은 하숙민에게 응급 치료를 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가족의 면회를 불허하고 있었다.
신세희는 다시 회사로 출근하는 수밖에 없었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동료들이 그녀를 손가락질하며 비웃기 시작했다.
“신세희, 쟤 어제 뭐 한 거야? 다크써클은 왜 저렇게 심해? 무슨 판다인 줄 알았잖아. 어제 공사장에서 잡일 좀 하라고 했다고 벌써 성질부리는 거야? 그래서 아무나 잡고 알바 한탕 뛴 건가?”
“내 생각에는 그게 맞는 것 같아. 쟤 엄청 가난하다며? 공사장에서 막노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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