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장 이혼하면 안 돼

"할아버지, 무슨 일인데 제가..." "나가." 어르신이 화를 냈기에 배지훈이 감히 거역할 수 없었다. 배지훈은 나와 할아버지를 번갈아 보고서야 서재를 나갔다. 그가 떠나자 나는 얼른 말했다. "할아버지, 우리 얘기 다 끝나지 않았어요?" '날 도와 이혼하게 하겠다고, 날 난감하게 하지 않겠다더니, 이게 뭐야?' '내가 설마 옛날 시대 주모고, 남편이 첩을 들이는 걸 봐야 해? 여진아가 줄을 설 수 없을지 몰라도?' "그러긴 했지만 일이 변화가 생겼잖아." 어르신은 많이 초췌해진 것 같았고 손으로 계속 관자놀이를 눌렀다. "하연아, 넌 좋은 아이야, 이 일은 지훈이가 잘못한 거야, 지금껏 지훈이가 정말 황당한 짓 많이 했어." 나는 머리를 숙이고 말하지 않았다. 배씨 가문 사람들도 그가 황당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한 가족이었고 나는 그냥 외인일 뿐이었다. 어르신은 내가 말하지 않자 또 한숨을 쉬었다. "지훈이 몸이 완전히 회복된 게 아니야, 여진아가 수면제뿐만 아니라 독도 탔어." "독이요?" 여진아가 임신했고, 배지훈이 다시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하면, 그녀의 아이가 배씨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가 된다는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며칠 전에 결과 나왔어. 몸 건강에는 큰 영향 없지만 독소가 무조건 아이를 가지는 데는 영향이 있대." "의사 선생님이 그러는데 이 독이 적어도 2년은 걸려야 완전히 사라진대, 그리고 몸조리까지 하면 3년 동안은 아이를 못 가진대." 나는 고개를 숙였고 그의 뜻을 알아챘다. 큰아버지 일가족의 태도를 보아하니 3년 사이에 무슨 중대한 변고가 생길지 몰랐기에 어르신은 도박할 수 없었다. 그래서 여진아 뱃속에 있는 아이가 그녀의 카드일 뿐만 아니라 배지훈의 카드이기도 했다. 나는 심호흡하고 강인하게 머리를 들어 그를 보았다. "할아버지, 그럼 제가 배지훈이랑 이혼할게요, 그럼 여진아가 시집오게 하세요, 그녀의 뒤에 누가 있든 그녀한테 주는 게 배 사모님의 지위보다 높지 않으면 되잖아요." "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