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장 자수

내가 완전히 깨어나기 전에 나는 냄새만 맡고 내가 또 병원에 왔다는 걸 알아챘다. 또 익숙한 그 병실인 것 같았다. 나는 손을 움직였고 그제야 서서히 눈을 떴는데 배지훈이 얼른 다가왔다. "하연아, 너 어때, 불편한 곳 없어?" 그는 아주 걱정스러운 눈빛이었는데 대학교 때와 정말 비슷했다. "저혈당이면 사탕 좀 가지고 다니면 안 돼? 내가 너한테 준 거 개봉 안 했어? 안에 초콜릿이 있어, 네가 가지고 다닐 수 있어." 그는 초콜릿 포장을 뜯어 내 입에 넣었다. 그러고는 나한테 물을 주려고 했는데 나는 물병을 건네받고 옆에 놓았다.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시더니 골치 아파하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다. "강하연 씨, 장난해요? 제가 항암..." "선생님, 죄송해요, 제가 선생님 말씀 듣고 사탕 챙겼어야 했는데." 의사 선생님은 배지훈을 쳐다보았고 더 말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다른 사람한테 병을 알리기 싫어하는 걸 알고 있었기에 당연히 내 비밀을 말하지 않았다. 배지훈은 당황했다. "선생님, 저혈당이 이렇게 심해요? 자꾸 쓰러지는 거예요?" "난 쓰러진 게 아니라 누가 날 기절시킨 거야." 나는 배지훈이 의사 선생님한테 따져 묻는 게 싫어서 얼른 오늘의 일을 말했다. 나는 원래 배지훈한테 영상을 넘겨주려고 했고 그러면 여진아가 무조건 손을 쓸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상대가 나보다 먼저 움직인 거였다. 역시나 나는 운이 별로 안 좋았다. 나는 뒤통수를 만졌고 가발을 벗었는데 뒤에 확실히 큰 혹이 있었다. "여기를 맞았어, 신고하는 게 좋을 거야. 누가 일부러 바이러스를 내 컴퓨터에 심었고 나한테 있던 영상 증거를 가져간 거야." 나는 간단하게 사건을 말해주었고 배지훈도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지금 바로 신고할게, 걱정 마, 아무도 너 해치게 못할 거야." 그의 맹세에 나는 웃고 싶지도 않았다. 배성 그룹에서 문제가 생겼고 내가 맞아서 기절한 것도 몰랐으면서 대체 뭘 지켜주겠다는지 알 수 없었다. 그가 신고하기 전에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상대의 말을 듣자 배지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