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장 이미지 신경 안 써

수화기 너머로 귀가 째질듯한 조민지의 소리가 들려왔다. "하연 언니, 어디야? 경찰서로 갈 수 있어?" "구 팀장님이 경찰한테 잡혀갔어, 큰 혐의가 있다고 하면서, 전에 있던 회사에서 신고했나 봐." "많은 사람들이 봤어, 어떡해? 다들 구 팀장이 잘린다고 그래." 나는 깜짝 놀라 머리가 어지러운 것도 상관할 겨를 없이 비틀거리며 택시에 탔다. 경찰서에 도착했을 때야 조금 나아졌지만 그래도 머리와 몸이 무거운 것 같았다. 문현수를 나를 보더니 얼른 부추겼다. "너 병원 갔었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숨기지 않았다. 문현수는 무심하게 내 어깨의 머리카락을 잡았고 나는 내가 또 머리가 빠졌고 그걸 얼마 숨길 수 없다는 것도 알았다. 그는 바로 머리카락을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리고는 날 부추겨 앉혔다. "걱정 마, 구연서 괜찮아, 전 회사에서 문제 삼은 건데, 증거가 부족하거든." "전에 입찰받은 프로젝트 때문이야?" 나는 대충 짐작했고 문현수가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고 안도의 숨을 쉬었다. 그때 구연서가 떠날 때, 내가 상대 회사한테 구연서가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증명을 쓰라고 했고 그 위에 회사 사인과 도장도 찍혀 있었다. 구연서의 사장과 그의 처남을 보았는데, 그들은 얼굴에 분노가 가득했다. "쟤가 그만둬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는 거잖아, 게다가 이렇게 큰 사고까지 난 거고!" "지금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겼으니 십몇억 하는 배상금을 당연히 걔가 책임져야지!" 두 사람은 당당하게 말했고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옆에 앉아 있는 걸 보자 사장은 불만에 차서 입을 삐죽거렸다. "나라에는 법이라는 게 있어요, 당신들이 말하는 대로 되는 게 아니라고요, 구연서는 무조건 배상해야 해요!" "배상하지 않을 거면 감옥 가야 해요, 어찌 됐든 걔가 책임져야 해요." 구연서는 아직 불려 가서 오지 않았고 나는 가방에서 그때의 증명서를 꺼냈다. 그 증명서는 계속 내 가방에 있었고 나중에 일이 많이 일어나서 꺼내는 것도 깜빡했다. "구연서가 그때 해고당한 거였고 중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