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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장 한통속

여진아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눈빛은 득의양양해하면서 나를 보았고 전혀 속상해하지 않았다. 나는 그녀한테 박수쳐주고 싶었다. 분명 연기를 해도 될 텐데, 굳이 내연녀를 하는 게 정말 재능 낭비였다. 그렇게 짧은 시간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왔고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재미있는 구경을 하려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여 비서님이 먼저 손 놓으셨잖아요, 하연이는 주머니를 잡지 않았어요." 문현수가 내 앞을 막아섰고 불쾌해하며 여진아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마치 그가 말하길 기다렸다는 듯이 더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녀는 얼른 입을 막았다. "대표님은 하연 언니... 무조건 언니 편 들겠죠." 그녀는 일부러 애매하게 말했기에 모두 우리를 보는 눈빛이 애매해졌다. 전에 나와 문현수의 스캔들을 해명하긴 했지만 믿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았다. 배지훈은 액세서리 상자를 여진아한테 건네며 콧방귀를 뀌었다. "당신 말은 못 믿죠, 둘이 짜고 진아를 모함했는지 어떻게 알아요?" "한통속이잖아요!" 나는 바보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배지훈은 오늘 어르신이 당부한 걸 완전히 잊은 것 같았다. 배씨 가문 사람들 때문이 아니면 나는 기념일 파티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었다. 여진아가 나서서 억울하게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비싼 액세서리를 제가 배상할 수 없어요, 제가 일부러 깨뜨릴 리가 없어요." "훈이가 선물하긴 했지만 너무 비싸서 받지 않으려고 했어요." 나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받지 않으려고 했겠지, 깨뜨리고 나한테 뒤집어씌우려고 했으니까.' "배지훈, 너 설마 하연이 안 믿고 이 여자 믿는 거야?" 문현수는 두 사람 때문에 열을 받아 언성을 높였고 나는 그의 옷을 잡아당겼다. "됐어, 내가 뭐라고 해도 안 믿을 거야." 이곳엔 CCTV도 없었고 여진아가 일부러 사람들의 시선을 막았기에 아무도 날 위해 증명해 줄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증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믿지 않은 것 같았다. 여진아는 여전히 몰아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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