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0장 용서할 수 없어

역시나 민여정이 잡히자, 내 생활은 많이 홀가분해졌다. 배지훈의 집착도 없었고 민여정의 시비도 없었기에 나는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갔다. 하지만 지금 프로젝트가 빨리 진행되고 있어 몸이 조금 힘들었고 자주 병원에 검사하러 가야 했다. 결국 의사가 매일 일하는 시간을 줄이라고 했고 모청현은 아예 회의에도 나를 부르지 않았다... 장이서와 신승윤이 대부분의 디자인 일을 모두 맡았다. 스튜디오의 사업이 잘되었고 몇 개 작은 프로젝트들도 수입이 생겼기에 그들은 추가 근무를 해도 기분이 좋아했다. 학교로 돌아가고 나서 모청현은 한 번도 오지 않았고 우리는 그저 회사에서만 만났다. 그는 여전히 나한테 딸기 우유를 가져다주었지만 별로 말은 하지 않았다. 나는 그가 삐졌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모시안이 계속 그가 날 좋아한다고 했지만 나는 믿지 않았다. 이십여 년간 배지훈이 나의 유일한 남자였고 솔직히 무서웠다. 사랑이 깊어져서 원망도 깊었다. 그가 이러자 나는 오히려 마음이 편안했다. 치료를 받고 열심히 돈 벌고, 그 생각만으로도 나는 오래 살 수 있었다. 하지만 배윤성한테서 연락이 와서 의아해했다. 그는 안부를 몇 마디 묻더니 바로 울먹이며 말했다. "하연 누나, 작은형이 지금 민여정 때문에 완전히 망했어요." "무영국에서 배상을 수십억 하라고 해서 할아버지가 대노하면서 입원하셨어요." "지금 집에 난리가 났어요, 큰아버지 일가는... 계속 비꼬고 있어요, 왜 이렇게 된 걸까요?" 그의 목소리는 아주 처량했는데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보다 몇 살 어리기도 했고 계속 학교에 있어서 별로 사회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어르신이 무조건 화를 낼 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수십억이 배씨 가문을 놓고 말하면 많은 돈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적은 돈도 아니었다. 배씨 가문 사람들도 꽤 겸손했고 돈을 흥청망청 쓰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게다가 배지훈의 재산이 사실 별로 많지도 않았다. 배윤성이 그러는데 그건 그저 플랫폼에서 요구하는 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