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장 저 놀리는 겁니까?
구연서가 맡은 오피스텔로 돌아왔을 때, 나는 몸이 많이 홀가분해진 것 같았다.
배지훈의 숨결이 닿지 않은 곳은 모두 아름다워 보였다.
구연서는 내가 잘 먹지 못해서 영양이 부족할까 봐 배달 음식을 주문하고, 과일을 씻고 아주 바삐 돌았다.
그녀가 다시 해삼을 사러 가려고 하자 나는 얼른 그녀를 막았다.
"해삼 그만 낭비해, 계란 먹어도 똑같아. 해삼은 아무 맛도 없어."
"너 지금 내가 밥 맛 없게 한다고 그러는 거지?"
그녀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날 위험한 눈빛으로 쳐다보았고 나는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입을 삐죽거렸다.
"우리 둘 비슷하거든, 누구도 뭐라 할 수 없어."
나는 기뻐서 웃었다, 그 웃음은 정말 진심이었다.
그러고 나는 진지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연서야, 나 이혼 변호사 구해줘."
구연서는 나를 멍하니 보더니 한참 지나서 물었다.
"정말 진실을 말 안 해주려고? 걔가 알면 반드시 후회할 거야."
나는 머리를 저었고 정말 말하기 싫었다.
그때 그렇게 독하게 헤어진 이유는 바로 그가 날 다시 찾지 못하게 하려고, 부담 갖지 않게 하려고 하기 위해서였다.
지금 우리는 제일 기본적인 감정도 없었기에 더 얽매일 필요가 없었다.
"하연아, 너희가 지금 이혼하면, 걔가 나중에 진실을 알고 나서 분명 미친 듯 후회할 거야."
구연서는 우리 둘 사이 일을 모두 알고 있었기에 그저 내가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진실을 알게 되면 나랑 배지훈이 다 불쌍하게 느껴질 것 같았다.
"날 사랑하지도 않는데, 그깟 동정으로 우리가 얼마나 오래 갈 것 같아?"
"게다가 결혼한 몇 년 동안, 나도 이제 걔 사랑 안 해."
"난 지금 그냥 잘 살고 싶어, 열심히 치료받고 싶어, 혹시 기적이 일어날지 누가 알아?"
나는 마지막 몇 글자를 힘겹게 내뱉었다, 그건 거짓말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를 확실히 미워했지만 여전히 마음에 그가 있었다.
사랑이 얼마 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있긴 했다.
그래서 아직 감정이 조금이라도 남았을 때 이혼하면, 나중에 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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