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7장 아직도 어리광이야

나는 묵묵히 민여정을 바라보았고 그녀가 뭐라고 하는지 들으려고 했다. '자기가 무슨 소설 속 여자 주인공인 줄 알아? 함부로 남을 모함하면, 남자 주인공이 자기를 도와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지금 사회는 뭐든 검사할 수 있기에 나는 그냥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었다. 민여정뿐만 아니라 병실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하연아..." 배지훈이 날 잡으려고 했지만 나는 바로 비켰다. 그가 민여정을 만졌던 손으로 날 터치하는 게 역겨워서 싫었다. 나는 그저 민여정을 빤히 바라보았다. "배지훈이 이미 동의했어, 월요일에 시청갈 거야." "날 모함하면, 이혼 소송할 거야, 어쨌든 재산 분할이 불합리하니까." 내 말을 듣자 민여정은 순간 낯빛이 변했다.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었고 이혼 소송은 일 년 반쯤 걸려도 빠르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이 낳으면 어떻게 할 건데?' 나는 그녀를 무시하고는 덤덤하게 사람들을 훑어보며 말했다. "배씨 가문에 돈이 많잖아, 회사랑 부동산도 있고, 법원에서 정산하려고 해도 1년은 걸리지 않아? 그럼 소송은 얼마나 걸리겠어?" "내가 또 배지훈이 전에 연예인이랑 모델한테 줬던 선물을 되돌리라고 하면, 법원에서 얼마나 오래 조사해야겠어?" "일심에서 내가 불복한다고, 다시 재항소하면 5년 정도 끌지 않을까?" 민여정은 입술을 꽉 깨물었고 눈물을 터뜨릴 것 같았다. 나는 득의양양해하며 턱을 치켜들었다. "배지훈이 날 안 사랑하고 너랑 네 뱃속 아이만 사랑한다는 그딴 소리 집어쳐." "우리 둘이 이혼하지 않는 한, 네 아이는 사생아야, 혼인신고서 없이 배씨 가문 호적에 올릴 수 없는 거 알지?" "내가 몇 년 더 끌면, 네 아이가 초등학교는 입학할 수 있겠니?" "강하연, 너 죽여버릴 거야!" 민여정은 침대에서 일어나 나를 잡으려고 했고 나는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 배지훈은 망설임 없이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민여정, 진정해, 아이 생각해!" "훈아! 뭐라고 하는지 들었어? 아이를 호적에 못 올리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