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4장 절대 누나 아니에요

"강하연!" 어르신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아주 차분했다. "어르신, 소리가 높은 사람이 이기는 게 아니에요." "제가 정보를 유출했다는 증거가 있었으면 진작에 경찰 불렀을 거잖아요, 안 그래요?" 배성 그룹에서 프로젝트를 따내지 못했고, 게다가 다른 회사의 디자인과 비슷했기에 업계에서 많은 추측들이 있었다. 하지만 대산 그룹이 이번 프로젝트를 완성하면, 대산 그룹이 승승장구할 것이고, 아무도 배성 그룹의 편을 들지 않을 것이었다. 배성 그룹에서 고소하지 않으니 다른 사람들도 도와줄 리가 없었다. 만약 내가 데이터를 도용했다는 걸 증명할 수 있다면 배성 그룹에서 무조건 명성을 위해 도박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내 명성으로 그들의 길을 닦아주고 싶지 않았다. 침묵이 흘렀고 어르신은 그렇게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갑자기 웃었다. "하연아, 네가 지훈이한테 아직 마음이 있는 거 알아." "하지만 이혼하겠다고 하고, 재산도 원하지 않으니, 나도 더 뭐라 하지 않을게, 이 일은 이대로 넘어가." '말이야 쉽지, 내가 뭔 이득이라도 얻은 것처럼 말하네.' 나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었다. "됐어요, 이혼할 거지만, 연서한테 신고하라고 할 거예요." "모함당한 제 명의로 신고해도 돼요, 어쨌든 전 뒤집어쓰지 않을 거니까요." 그 말에 어르신은 당연히 화를 냈지만 나는 그를 무시했다. 전에는 그가 날 도와줬었고 나한테 잘해준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야 그가 나한테 잘해준 건 모두 배지훈을 봐서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뒤돌아섰는데 다급하게 달려오는 민여정을 보았다. "여정아, 천천히 와, 뭐가 그렇게 급해?" 그는 계속 민여정의 배를 바라보았는데 확실히 배가 조금 볼록해진 것 같았다. 그녀가 검사를 하면 아이를 볼 수 있다는 말이 떠올라 코끝이 찡해났다. 민여정은 나를 힐끗 보고는 얼른 서류를 꺼냈다. "할아버지, 이건 수정한 프로젝트 디자인입니다, 저도 의견 좀 제기했어요." "데이터가 유출되긴 했지만 별 영향이 없어요, 기술팀에서 많이 막았기에 상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