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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장 바이러스

배지훈이 민여정을 너무 믿어주자 나는 순간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했다. "그렇다면 계속 알아봐." 배성 그룹이 당했으니 그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였다. 하지만 그가 민여정을 믿는다는 게 왜인지 기분이 안 좋았다. 딱히 뭐라 설명할 수는 없었다. 아마 자존심 때문인 것 같았다. 배지훈이 다가와 내 손을 잡으려고 했지만 내 눈빛을 보고 포기했다. "하연아,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어제 민여정이 피를 흘려서 같이 병원 갔거든." "민여정 휴대폰이 계속 본가에 있었어, 병원에서 이튿날 아침까지 있었어." 나는 의아했다. 하지만 민여정의 창백한 얼굴이 떠올라 이내 납득되었다. 그녀의 모습이 정말 전날 피를 흘린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한동안 기절해 있었어, 의사 선생님이 약 처방까지 했어, 정말... 걔 아니야." 배지훈의 진지한 모습에 나도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는 괜찮아?" "아직 괜찮아, 유산할 수도 있대." "지금 회사 프로젝트에 관심 가질 틈이 없는 것 같아, 걔가 아이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잘 알잖아." 배지훈은 쉰 소리로 말했다. 그 아이는 민여정과 배지훈한테 아주 중요했다. 어쩌면 몇 해 동안 유일한 아이일 수도 있었고 나중에 다시 아이가 생길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배지훈의 말을 믿었지만 여전히 민여정이 믿어지지 않았다. '걔가 아니라면, PPT에 잘못된 문제는 어떻게 설명할 거지?' '설마 우리 팀에 문제가 있는 건가?' 배지훈은 회사의 모든 CCTV를 가져왔고 검사 속도를 빨리 하게 하기 위해 구연서와 배윤성까지 불러왔다. "이건 어제저녁 회사 CCTV 영상이야, 수고해 줘." 구연서는 답하지 않았고 그저 내 옆에 앉아 눈빛으로 물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사람이 알면 안 되는 일이라 그래." 상대방한테 들키면 상대방에서도 행동을 취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배윤성도 진진하게 영상을 보고 있었다. 순간, 모든 컴퓨터 화면들이 까매졌다. 구연서는 얼른 내 팔을 잡아당겼다. "하연아, 어떻게 된 거야?" 화면이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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