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 일을 잘해서

배지훈이 나한테 산재 처리하라고 했으니 나도 당연히 그의 돈을 아껴줄 리가 없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사심까지 있었다. 나는 왠지 배지훈이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달라진 것 같았는데 예전에 떠올랐다. 저녁에, 나는 모든 영수증을 정리해서 재무팀한테 보냈다. 그녀는 30분이 지나서야 나한테 답장했다. 장미숙: [이게 네 진료 기록이야? 대표님이 동의했다고?] 나: [네, 내일 찾으러 갈게요.] 내가 아픈 걸 회사에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기에 난 재무팀이 놀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장미숙은 배성 그룹의 오래된 사람이었고 배지훈 할아버지가 배지훈을 도와주라고 직접 보내신 측근이기에 나는 그녀를 믿었고 그녀가 함부로 말하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게다가 나는 배지훈이 정말 물으면 무조건 솔직하게 말해줄 거라 믿었다. 나는 가볍게 휴대폰을 잡았고 화면은 나랑 배지훈의 채팅 화면에 멈췄다. '내가 아프다는 걸 알면, 어떤 모습일까?' 이튿날 나는 영수증을 갖고 재무실로 갔다. 장미숙은 내가 영수증을 가득 들고 있는 걸 보더니 어이없어했다. "강하연, 모두 진짜였어? 난 네가 날 속이는 줄 알았어." "정말 회사에서 처리할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 돈을 내가 계산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 장미숙은 날 난감하게 하지 않았고 바로 영수증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알려주었다. 내 영수증을 본 그녀는 멈칫했다. "네가 겨우 몇 살인데 이런 병에 걸린 거야?" "수술은 언제 했는데?" 어제 의사 선생님이 내 상처가 찢어질까 봐 다시 검사하고 약을 바꿨는데 모두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장미숙이 볼 수 있었고 마음만 있다면 그도 알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나는 대답하지 않고 되물었다. "배지훈이 청구해도 된대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산재 처리하래." "다른 건 안 물었어요?" 장미숙이 고개를 저었고 나는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 그가 한 마디만 더 물었어도 아마 내가 아프다는 걸 알 수 있었을 텐데, 그는 그러하지 않았다. 나는 깊은숨을 내쉬었고 드디어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