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1장 사고

그날 밤은 폭풍우가 몰아쳤고 강유나는 배지훈한테 전화를 몇 통 걸었고 야릇한 문자까지 보냈다. 결국 내가 전화를 받았고 그녀를 욕해서야 그녀가 전화를 끊었는데 그녀의 옆에 있는 강우현이 무척이나 화가 났다는 것까지 상상되었다. 자기 딸한테 그런 짓을 시켰다는 생각만 하면 나는 소름이 끼쳤다. '세상에 어떻게 그런 아빠가 있지?' 아버지가 자상하지 않으니 자식이 당연히 효도하지 않는 거였다. 다음날 배지훈은 혼자 강씨 가문의 회사에 협상하러 갔고 나는 성수지를 찾으러 갔다. 어젯밤 내가 그녀한테 무영성에도 불치병 환자가 교통사고를 당한 일이 있는지 알아보라고 했는데 정말 있었다. "하연아, 설마 드라마에서 나오는 그런 조직 아니야? 드라마는 현실을 바탕으로 한다던데, 정말 아니야?" "돈을 주고 사람을 죽이라고 하는 거 말이야, 어차피 죽을 테니까 가족한테 돈이라도 남겨주려는 거 아니야?" 성수지는 겁에 질려서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더 기겁해서 손에 든 자료를 보았다. 3, 4년간 무영성에는 그런 사고가 네다섯 개가 있었다. 트럭뿐만 아니라 자가용도 있었는데 사고를 낸 기사들은 거의 목숨이 두석 달이 남은 불치병 환자였다. 신장 질병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도 있었다. 성수지는 또 보고서를 몇 개 떠났다. "하연아, 여기 봐, 이 세 사람들의 진단서가 모두 이 병원에서 나온 거야, 손연미가 바로 이 병원 주임이야!" 그 자료들을 보며 나는 손을 부들거렸다. 성수지의 말이 내 생각과 비슷했다. 만약 정말 살인을 청부했다면 그들 가족한테 돈을 주는 게 그들한테는 더 좋은 일이었다. 그래서 우리 아빠를 친 기사도 그렇게 당당한 거였고 진작에 이혼한 거였다. 그러면 그의 가족들이 돈을 배상할 일도 없었고, 아이한테 영향이 갈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게다가 아빠와 몇십 년 동안 아는 사이가 아니었기에 경찰이 아무것도 조사해낼 수 없었다. 우리 집안 사건은 다른 도시라 더 알아낼 수 없었다. 나는 자료를 들고 있던 손을 부들거렸다. '진실이랑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