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7장 조진철

배지훈과 강유나를 따라 회사의 공사장을 참관하러 갔을 때, 나는 완전히 공기 취급을 당했다. 두 사람이 정말 연기하는 거였지만 너무 몰입해서 배 사모님인 나를 완전히 무시했다. 모두 두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었는데 마치 그들이 진짜 커플인 것 같았다. 특히나 강우현은 옆에서 흐뭇해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너무 어울리지 않아? 하연아, 안 그래?" 나는 정말 그한테 묻고 싶었다. '이게 정말 말이 되는 거야?' '다른 여자가 자기 남편이랑 어울리는지를 물어? 어울리기는 무슨.' 하지만 나는 겨우 참았고 좋기는 그가 평생 내가 배지훈이랑 같이 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를 바랐다. 그러면 일을 하기가 더 쉬웠기 때문이었다. 아마 내가 기분이 안 좋은 걸 봤는지 그는 더 환하게 웃었다. "하연아, 넌 아직 어리잖아, 재혼하는 것도 아주 흔해, 걱정 마." "배지훈은 이제 너한테 별 감정 없어, 그냥 얼른 접어." "이혼하고 갈 곳 없을까 봐 걱정하지 마, 큰아버지가 도와줄게, 큰아버지가 있는데 뭐가 겁나?" 나는 싸늘하게 그를 바라보며 한창 말하지 않았다. '정말 대단하네, 벌써 딸한테 남자를 소개해 주는 거야?' 배지훈은 확실히 위선적인 그런 남자들과는 달랐고 늙은 남자들과도 달랐다. 만약 강유나가 배지훈과 함께한다면 꽤 보기 좋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강유나는 바람둥이 배지훈을 성에 차지 않아 했다. 누군가 처음 그를 그렇게 말했기에 사실 나는 그때 조금은 기분이 좋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하는 수 없이 버림받은 와이프 역할을 해야 했고 분노하면서 발을 굴러야 했다. "뭘 도와줘요? 내가 남편이랑 이혼하게 도와줘요? 정말 좋은 큰아버지네요!" 나의 소리가 낮지 않았기에 모두가 들을 수 있었다. 나는 배지훈이 걸어 오려고 하는데 강유나가 그를 잡았고 나는 그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조사할 건데 강우현의 주의라도 돌리려고 했다. 역시나 강우현은 내가 어디로 가든 상관하지 않고 그냥 공사장에 남았다. 나는 조진철한테로 갔고 그가 입만 열면 아무 단서라도 얻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