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장 순진한 척

"그래요?" 배지훈은 별다른 표정 없이 커피를 한 모금 마셨지만 강유나는 많이 진지해졌다. "맞아요, 우리 오빠가 도박에 미쳤어요, 지금 오빠가 회사를 관리하고 있는데, 회삿돈을 몰래 쓰고 있어요. 돈이 부족한 게 아니라면 아빠가 나한테 회사 일에 관여하게 못 했을 거예요." "지훈 씨가 조사해도 돼요, 아마 무영성의 업계 사람들은 다 알았을 거예요, 오빠가 라스베이거스에 600억 빚졌고 아직도 해외에 있어요." "우리 아빠는, 흥, 완전히 가식덩어리예요." "독한 분이셔서 사람들한테 미움도 많이 샀어요, 어쩌면 이제 사람들한테 당할지도 몰라요, 나만이 강씨 가문을 물려받을 수 있어요." 나는 그제야 내가 강유나에 관해 잘 알지 못한다는 걸 알아챘다. 나는 그녀가 생각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나랑 배지훈이 속은 것 같았다. 배지훈은 손으로 테이블을 찍을 뿐 아무 말 하지 않았고 강유나도 급해하지 않고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게다가 두 사람 지금껏 아이가 없었죠? 강하연은 가족 유전자가 안 좋거든요, 걔 엄마도 암이었어요, 설마 암이 있는 아이를 원하는 건 아니죠?" 그녀의 말에 나는 긴장해졌다. 나는 강씨 가문에서 우리 엄마의 일을 알고 있는지 아닌지 몰랐다. '그냥 한 말이야, 아니면 정말 뭐라도 아는 거야?' 배지훈은 어깨를 들썩거렸다. "상관없어요, 지금 과학이 많이 발달했으니 대리모 구해도 돼요." 그의 대수롭지 않아 하는 모습에 강유나는 어이가 없어 눈을 게슴츠레 뜨고 배지훈을 바라보았다. "설마 아직도 좋아하는 건 아니죠? 대학교 때 첫사랑? 난 안 믿어요." 그녀뿐만 아니라 나도 안 믿었다. 배지훈은 가볍게 웃기만 했고 계속 테이블을 찍어댔다. "지난번 제가 말했던 오철수 기억하죠? 지금 하연이를 도와 펀드를 관리하고 있어요." "그럴 리 없어요!" 강유나는 바로 낯빛이 변했다. "그럴 리 없어, 그가 나타나지 못할 거라고 내가 말했잖아." "그건 모르죠, 하지만 하연이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하연이한테 몰래 자금을 남겨줬었거든요, 그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