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장 인기쟁이

강유나는 그 말을 할 때, 계속 배지훈을 바라보았다. 나는 사촌 언니가 대체 어떤 성격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았지만 그녀가 야심이 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나는 큰아버지 일가와 별로 연락하지 않았기에 지금 그녀의 태도를 잘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목적성은 아주 강했고 모두한테 자신이 배지훈을 위해 왔다는 걸 알리려는 듯 전혀 내숭도 없었다. 어쩌면 배지훈이 바람둥이라고 소문이 자자해서 아무 여자나 만나기에, 강유나도 자신한테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뭐가 됐든 난 집에 그녀가 있는 게 싫었다. "언니, 그건 안 될 것 같아." "왜 안 되는데? 두 사람 대평층에 살지 않아? 몇백 명이 있는데, 내가 못 살아?" 그녀는 입을 삐죽거리며 배지훈을 바라보았는데 애교 부리는 모습이 정말 여진아와 비슷했다. 배지훈은 나한테로 몸을 기댔고 나는 난감해하며 말했다. "나 지훈이랑 같이 안 살아, 대평층에 살고 싶으면 지훈이한테 물어봐." 나는 내가 엄마가 돌아가신 오피스텔에서 살고 배지훈이 혼자 산다고 말했다. 배지훈은 테이블 밑에서 계속 나를 꼬집었고 나는 아무런 표정도 하지 않았다. "지훈이랑 살고 싶으면 직접 물어봐." 나의 목소리는 마침 옆에 있는 사람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높았다. 다들 우리를 바라보았고 강유나도 당연히 같이 살겠다고 말하지는 못했지만 눈을 반짝이며 배지훈을 바라보았다. "그랬구나, 두 사람 정말 이혼하는 거 아니지? 벌써 별거하는 거야?" "사실 지금이야 이혼이 별거 아니지. 하지만 가문의 이익을 고려해야 하지 않겠어?" 그녀는 나를 바라보지 않았고 오로지 배지훈만 바라보았다. '우리 집에 나만 남았는데 가문은 이익이 뭐가 있어?' 당연히 강씨 가문의 아가씨인 강유나가 더 나은 것 같았다. 그녀는 처음부터 어떻게 하면 배 사모님을 잘할 건지 계획하고 있었는지 강씨 가문이 최근 잘 발전하고 있다는 얘기도 꺼냈다. "배지훈 씨, 사실 하연이가 그쪽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모님이 아니란 걸 알아요, 하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했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