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장 결백을 증명할 수 있어요
"배지훈! 그만해!"
나는 침대에서 내리고 싶었지만 몸에 힘이 없었고 아마 문현수도 나와 같은 것 같았다.
배지훈의 주먹이 거의 얼굴에 닿자고 하자 성문걸이 갑자기 나타나 그의 팔을 잡았다.
그가 뭘 했는지 보지도 못했는데 배지훈이 "아"하고 소리를 지르더니 바로 손을 거두었다.
성문걸은 여전히 얼굴이 굳어 있었다.
"대표님이 허하시네요, 잘 검사해 보세요."
"웃기시네! 당신이 허하겠죠!"
배지훈은 체면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바로 소리 질렀다.
"전 허하지 않아요, 매년 건강 검진도 받고, 성생활도 자제하거든요, 여자를 많이 만나는 남자가 허하겠죠."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성문걸을 바라보았다. 그는 전혀 표정 변화가 없었지만 조금 올라간 입꼬리가 그가 아주 홀가분하다는 걸 보여주었다.
배지훈이 입을 열기 전에 그가 또 말했다.
"내가 사모님 구해줬는데, 참으시죠."
"그쪽이요?"
배지훈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고 성문걸은 안경을 위로 밀며 말했다.
"맞아요, 두 사람 모두 당했고요, 나랑 수지가 두 사람이 발작하기 전에 구하러 갔어요."
"이 약은 일반인한테도 영향이 아주 커요, 특히나 하연 씨처럼..."
"성 선생님!"
"나는 얼른 소리 질렀고 눈치를 주었다.
성문걸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날 보고는 또 안경을 위로 밀었다.
"사모님이 너무 말라서, 약이 빨리 퍼지거든요. 나한테 특효약이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어쨌든, 내가 생명의 은인이고 간접적으로 대표님 생명의 은인이기도 해요."
그 말을 들어서야 나는 겨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배지훈이 뭔가 물어보려고 했는데 그의 전화벨 소리가 갑자기 울렸다.
힐끗 보니 어르신 번호인 것 같았고 또 혼날 것 같았다.
역시나 어르신은 우리한테 무조건 두 사람이 같이 바로 본가로 오라고 했다.
성수지는 성문걸의 뒤에서 몰래 머리를 내밀었다.
"너 아직 많이 허해."
나는 이미 침대에서 내려 신발을 신었다.
"괜찮아, 배지훈이 나 챙겨줄 거야."
"날 도와 증거 더 찾아 줘, 영상으로는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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