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장 당하다

배지훈은 나한테 전화를 가득했고 또 사무실에도 전화해서 나한테 자기 사무실로 오라고 했다. 조민지는 난감해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언니, 올라가 보지 않을래?" "내가 바쁘다고 전해, 급하면 자기가 내려오라고 해." 나는 계속 키보드를 두드렸고 일 초도 멈추지 않았다. 아까 여진아가 로비에서 날 막은 건, 사람들한테 자기가 배지훈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그녀는 감히 직접 말하지 못하기에 날 자극한 거였다. 아쉽게도 내가 목소리를 깔고 말해서 그 둘이 들은 것 말고 아마 다른 사람이 듣지 못했을 것이다. 배지훈이 왜 화내는지는 관심 없었다. '내가 미친 듯이 열심히 일할 때, 자기는 집까지 사람 데리고 왔으면서, 내가 몇 마디 하는 것도 안 되는 거야?' '나도 화 안 냈는데, 자기가 먼저 내고 난리야.' 매일 나를 데리고 출퇴근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나도 아주 조용하고 좋았다. 재료가 도착했고 공정을 시작했고 배성 그룹의 일들이 모두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았는데 아쉽게도 배진호는 그걸 원하지 않았다. 그가 디자인팀에 도착했을 때, 강압적으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육교 프로젝트에 합류하겠다고 했다. "안 돼, 내가 말했지, 할 수 있으면 당신이 디자인하라고, 못 할 거면 나가." 나는 담담한 말투로 바로 그를 쫓았다. 회사 사람들이 모두 나와 그의 사이가 안 좋다는 걸 알고 있었고 나도 상관없었다. 그는 어르신이 꽂은 사람이었기에 나는 절대 그를 이렇게 중요한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할 수 없었다. 배씨 가문 후계자도 실적이 필요했다. 이 실적은 그의 것이 아니라 배지훈 것이었다. 비교해 봤을 때, 나는 그래도 배지훈을 위해 일하는 게 더 좋았다. 어르신이 강제로 배진호한테 감독하라고 했지만 결책권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연속 몇 개 회사가 협상하러 왔는데 모두 배진호 때문에 망쳤고 나는 거의 그와 바로 끝장을 보려고 했는데 배지훈이 말 말렸다. "먼저 집에 가자, 집에 가서 얘기해." 그는 거의 날 끌고 떠났다.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