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장

그 말을 듣자 현하린뿐만 아니라 박동현과 민종국도 멍해졌다. 구애한다고? 주민호가? 허지은은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가 자신의 체면을 지켜주려고 그런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 이렇게 편 들어주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민호 오빠..." 현하린은 믿을 수 없어 했다. 주민호는 허지은한테 가까이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녀와 자리를 조금 두었는데 현하린이 보기에는 그가 그녀의 든든한 지원군처럼 보였다. "우리 두 가문에 친척도 없잖아, 호칭 바꿔." 그는 단호하게 두 사람의 사이를 깔끔하게 정리해 버렸다! 현하린은 속눈썹을 미세하게 떨더니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녀는 다급한 나머지 울컥한 목소리로 외쳤다. "민호 오빠, 오빠가 진짜 속은 거야! 허지은은 심지민 대가님 학생이 아니야!" 심지민 대가의 학생? 그들은 모두 명문가 자제들이었기에 대가의 학생이라는 신분이 얼마나 좋은지 알고 있었다. 주민호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아, 그래?" "응! 심지민 대가님은 학생이 없어!" 박동현이 물었다. "네가 어떻게 알아?" 현하린은 허지은이 오만해하는 걸 보기 싫었다! 허지은이 뭔데! 흥분이 차오르자 현하린은 바로 내뱉었다. "내가 심지민이니까!" 그 말을 듣자 모두 조용해졌다. "오빠 회사를 대표해서 대회에 참전하지 못하게 한 것도, 이런 사기꾼이 가져온 작품이 진짜가 아닐 수도 있어서야! 오빠가 걱정돼서 그랬어!" 현하린이 아주 당당하게 말했다. 그녀는 지금 심지민 본인이 알든 말든 상관할 여우가 없었다. 그저 주민호가 허지은의 진면모를 알게 되고, 주민호의 친구들이 허지은을 싫어하면 그걸로 충분했다! 박동현도 담배에 불을 붙였고 순간 밖이 그렇게 춥지 않은 것 같았다. 이 일은 듣기에는 복잡한 것 같지 않았다. 그냥 현하린이 허지은의 인품이 별로라고 생각해서 일부러 시비 거는 거였다. 출발점은 맞았다. 가벼운 소리가 눈 내리는 겨울밤에 울려 퍼졌다. "허지은." 남자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허지은이 고개를 돌리자 주민호가 손을 내밀며 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