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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문밖에는 물건을 옮기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문을 열자, 허지은은 누군가 백아연의 물건을 들고 그녀의 안방으로 가는 걸 보았다. 그건 그녀의 안방이었고 나중에 부성훈과 살 신혼집이었다. 부성훈이 그녀와 같이 살지는 않았지만, 가끔 와서 저녁을 같이 먹곤 했다. "지은아, 이 집이 빛이 아주 좋아, 햇빛 많이 받으면 내 병에도 도움이 돼. 훈이가 네가 배려심이 많다고 했거든, 화 안 낼 거지?" 백아연은 마치 나와 친한 친구인 양 와서 내 손을 잡았다. "한동안만 살게, 곧 죽을 나 불쌍하게 여긴다 생각해 줘, 응? 오늘 기분 나쁘게 해서 미안해." "연이야, 지은이 그런 사람 아니야, 미안해할 필요 없어." 부성훈이 말하자 허지은은 손을 빼고는 그들이 기뻐하며 그녀의 안방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있었다. "부성훈." 그녀가 처음 그의 이름 석 자를 부르는 거였다. 허지은을 등지고 있던 부성훈이 멈칫하고는 뒤 돌아보았다. 허지은은 고개를 들고 있었다. 더는 전처럼 고개를 반쯤 숙이지 않았고 순종적이지 않았다. 그녀는 진심으로 물었다. "너 대체 누구 남자 친구야?" "내 결혼식, 내 웨딩드레스, 이제는 안방까지 내줘야 하는데, 아무 표시도 없어?" 허지은은 서재 문에 기대 말했다. "그럼 이제 너도 내줘야겠네?" 부성훈은 그녀의 얄팍한 어깨를 누르며 말했다. "무슨 말 하는 거야? 우리가 같이한 지 7년이야, 네 눈엔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여?" "내 눈에서가 아니라." 허지은은 살짝 뒷걸음쳐서 그와 거리를 두었다. "내가 본 게 그런 거야." 허지은이 그의 터치를 불쾌해하자 부성훈은 자신의 손을 한참 바라보았다. "네 방에서 사는 것도 동의 못 해? 허지은, 네가 우리 집에 뭘 빚졌는지 잊지 마! 사람이 살면서 은혜를 베풀어야 하는 거 아니야?" 부성화가 비꼬며 말했다. 빚졌다는 말에 허지은의 차오르던 감정이 순간 식어버렸다. 그래, 빚진 거였다, 이건 사실이었다. 허지은은 더는 참을 수 없어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부성훈은 그녀의 낯빛이 안 좋은 걸 보고 물었다. "어디 가?" 허지은은 답하지 않고 바로 나갔고 부성훈이 이내 쫓아 나갔다. 차에 타기 전, 그는 허지은의 팔을 잡고 물었다. "어디 가냐고 물었어." 허지은은 피곤함에 차서 억지 미소를 지었다. "일하러 갈 거야, 방해하지 마, 됐어? 부 대표?" 은혜라는 말에, 그녀가 오랫동안 참고 있었고, 부성훈의 엄마와 딸이 오늘 했던 말과 같은 말을 사흘이 멀다 하게 들었다. 매년 부성훈 아버지의 기일이면 김윤자는 더 심하게 욕했다. 그는 멀어져가는 그녀의 차를 보았고, 따라 나온 김윤자가 욕했다. "재수 없는 년, 최대한 멀리 꺼져!" 부성훈이 머리를 돌리자 김윤자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엄마, 몇 번이나 말해야 해? 원망할 거면 자기 목숨 제대로 못 지킨 엄마 남편 원망해. 허지은이랑 뭔 상관인데?" "네 아빠야!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 부성훈은 아주 이기적이었고, 소름이 끼칠 정도로 이성적이었다. 문 앞에 서 있던 부성화는 눈이 반짝였다. "오빠, 이 집 오빠도 돈 냈어?" 부성훈이 걸어오자 부성화는 눈빛을 피했다. 한참 지나서야 부성훈이 담담히 물었다. "무슨 일 있어?" "나..." "있기 싶으면 있고, 있기 싫으면 꺼져." 위에 있던 백아연은 부성훈이 허지은을 감싸는 걸 듣고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허지은을 이 정도로 감싸다니! 부성훈이 위층으로 올라가자 김윤자는 감히 더 따라가지 못했고 부성화가 구시렁거렸다. "엄마, 오빠 왜 팔이 밖으로 굽어? 허지은한테 한마디도 못 해? 하지만 오빠도 허지은 기분 나쁘게 했잖아." 김윤자가 그녀를 노려보자 그녀는 얼른 고개를 숙였다. 김윤자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 "허지은이 네 오빠를 어떻게 홀린 거야? 애도 참 멍청해, 이 별장 사는데 돈을 반이나 주다니! 그 빌어먹을 년이 이렇게 좋은 집에 살 팔자야?"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김윤자는 자기 아들의 성과를 허지은 그년이 같이 누리는 게 너무 배가 아팠다! 이런 생각이 들자 김윤자는 갑자기 두 사람이 혼인 신고를 안 한 게 생각났고, 이 별장이 아들의 이름으로 된 거라는 게 생각났다! 위층 서재. 김윤자가 노크하며 말했다. "아들, 볼일 다 보면 엄마랑 얘기해." 안에 있던 부성훈은 답이 없었다. - 집은 나온 허지은은 머리가 텅 비었다. 강 비서가 전화 와서야 그녀는 길옆에 차를 세웠다. "강 비서님?" "허 대표님, 이번 가을 시즌 작품은 다음 달 초에 바칠 수 있죠? 그럼 지원 준비하려고요." 허지은은 당분간 애정을 관두고 일에 몰입하도록 했다. "돼요." 그녀의 몇 개 자수품은 마무리만 남았고 모두 집에 있었다. 그중에서 좋은 작품을 꺼내 대회에 참가해도 국내에서 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녀는 늦게 또다시 별장에 가야 했고 작품을 꺼내 마무리해야 했다. 강 비서가 답했다. "네, 끊을게요."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자수를 많이 발전시켰고, 나라에서도 많이 지지했기에 편인 회사와 같은 회사와 공장들이 일떠서게 되었다. 그로 인해 또 많은 대회들이 생겼다. 국내에 매 시즌마다 자수 대회가 있는데, 승리하면 다음 해에 열리는 국제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국내 시즌 대회는 상금도 높고, 인지도와 홍보도 아주 잘 되어서, 한 번만 우승해도 편인 회사와 같은 회사는 1년 정도 그걸로 이익이 생길 수 있었다. 허지은은 신분을 들킬 수 없었기에 매번 일부러 하자가 있는 작품을 들고 가서 2등이나 3등을 하곤 했다. 하지만 이익이 있기에 그녀는 그 어떤 대회도 포기하지 않았다. 저녁 9시 반. 허지은은 밖에서 간단히 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갈 곳이 없었고 집이 이거 하나였다. 별장의 불이 켜져 있었고 그녀는 미간을 찌푸린 채로 들어갔다. 위층에서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부씨 가문 모녀의 목소리였고 어렴풋이 백아연의 목소리도 들렸다. 그녀는 위층으로 걸어갔다. "이 실들이 진짜 재미있긴 하네, 당기니까 모두 나오네." "아줌마, 이거 다 소용없는 거겠죠?" 허지은은 자신이 바꿔준 방으로 갔는데 여자 셋이 그녀의 자수 상자를 만지작거리는 걸 보았다. 부성화는 자수품의 실을 잡아당기며 놀고 있었다! 그녀는 얼른 걸어가 이미 삼 분의 일이나 풀어버린 자수품을 보고는 머리를 들고 또박또박 물었다. "왜 내 물건 건드려?" 그 말에 김윤자는 바로 화를 냈다. "네 물건? 이 집에 있는 모든 물건은 우리 아들이 돈 주고 산 거 아니야? 네가 이걸 모두 종이상자에 넣었잖아, 딱 봐도 오래 안 건드린 것 같던데, 이딴 쓰레기를 잡아당기면 당긴 거지!" 이건 그녀가 국내 시즌 대회에 참가할 작품이었다! 그중에 두세 개는 그녀가 아주 마음에 들어 하는 거였다! 특히나 부성화가 풀어버린 건, 그녀가 성진 그룹에 줘서 가을 시즌 대회에 참가할 작품이었다! 그녀가 넉 달 반이나 수놓은 거였다... 그걸 이렇게 풀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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