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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장

고남연의 말에 조진영이 두 눈을 가늘게 떴다. “남연아, 그게 무슨 뜻이니? 너 또 무슨 꿍꿍이라도 있는 거니?” 고남연이 그리 착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아이를 매로 교육할 때부터 이미 알아챈 그녀였다. “엄마, 제가 무슨 꿍꿍이가 있겠어요. 자칫하면 큰일 날 뻔한 것도 모르시면서.” 고남연의 말에 조진영은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남연아,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니?” 고남연은 그저 웃으며 말을 돌렸다. “엄마, 걱정하지 마시고 그날 아빠랑 같이 오세요. 안 오시면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할 게 뻔해요.” 조진영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그래. 알았어. 네 아빠랑 같이 갈게.” 토요일 밤. 조진영은 고강현과 함께 연회에 출석했다. 며칠 전 고남연이 윤북진을 거절한 뒤로 윤북진은 다시 로얄 빌리지에 발걸음하지 않았다. 허씨 가문의 초대에도 그녀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그였기에 고남연은 주정연과 함께 연회에 갔다. 그녀는 블랙 미니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주정연은 숏컷에 잘 어울리는 정장 세트를 입고 있었다. 두 사람의 강렬한 포스는 연회장의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고남연, 얼굴도 두껍지. 여기가 어디라고 와? 나였으면 절대 안 왔을 텐데.” 두 사람이 막 연회장에 도착했을 때 허진주가 다가오며 빈정거렸다. 고남연은 오른손으로 핸드백을 들고는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손해 보는 장사도 즐겁게 하다니, 허씨 가문은 그릇이 참 큰가 봐.” “고남연, 너...” 허진주는 욱하는 성질을 가까스로 참으며 억지로 입꼬리를 위로 올렸다. “네가 날 질투하는 거 알아. 마음속으로 힘들겠지. 명석한 우리 오빠가 절대 손해 보는 장사를 할 리도 없고.” “내가 두 눈 똑바로 뜨고 시시각각 고신 프로젝트 감시할 거야. 괜히 허튼수작 부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고남연의 경고에 허진주가 콧방귀를 뀌었다. “품질 검사부가 없는 것도 아니고, 네가 뭔데 감시를 해? 대진 그룹에서 이 프로젝트를 따낸 뒤로 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알기나 해?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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