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장

고남연이 침실을 빠져나가는 것을 지켜보며 윤북진이 주머니에 양손을 넣고 있는 기색이 점점 안 좋아졌다. 이것은 평소의 고남연이 아니다, 그녀는 마음속에 일이 있다. 비록 그녀는 여전히 웃는 얼굴을 하고 여전히 열정적이지만. 한참 뒤 고남연이 객실 쪽에서 돌아왔을 때 윤북진은 이미 씻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 이를 본 고남연은 책상 앞 의자를 젖히고 말했다. "사건자료 정리할 게 있으니 먼저 쉬어.” 윤북진은 책을 내려놓고 그녀를 보며 물었다. ‘오늘은 아들 낳지 않아?” 오후부터 지금까지 6시간 동안 눈앞에 나타났지만 고남연은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고 윤북진을 희롱하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분명 아들 만들기 딱 좋은 날씨라고 했을 텐데. 그는 고남연의 대사를 다 생각해 놓았는데, 그녀는 정작 사건 자료를 정리하겠다고 했다. 윤북진의 말에 고남연은 웃으며 말했다. "어떻게 매일 그런 생각을 하겠어.” 말을 마친 후, 그녀는 계속해서 수중의 사건 자료를 뒤적였다. 윤북진은 내색도 하지 않고 그녀 앞으로 다가와 얼굴을 감싸 쥐고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 "고남연, 무슨 일 있네.” 윤북진은 고남연을 안 지 23년이고 태어난 날부터 그녀를 알고 있었다. 고남연의 정서를 그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고남연은 윤북진의 손목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 "오늘 귀찮게 안 했는데 적응이 안 되나 보네. 여자는 늘 며칠씩 이런 날 있어, 너...”고남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윤북진은 그녀의 얼굴을 꼬집어 의자에서 바로 잡아당겼다. 고남연은 비틀거리며 윤북진을 쳐다보았다. "이렇게 나온다는 거야?” 윤북진이 말했다. "고남연, 얄밉게 굴지 마.” 고남연은 웃었다, 그녀는 오늘 겨우 몇 마디 했는데 얄밉다니? 고남연은 전혀 상대하기 귀찮은데 얄밉다니?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윤북진의 의지에 고남연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뻔뻔하게 같이 놀자고 빌어야 해?” 윤북진의 안색은 더욱 어두워져서 고남연의 얼굴을 꼬집으며 그녀를 조금 더 치켜올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