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8장 외전 9: 유지호와 정유리의 이야기
유지호는 10년 형을 받았다.
하지만 모범수로 착실하게 살아 감형할 기회를 얻었고 결과적으로는 7년하고 10개월의 형만 살면 되었다.
출소한 날, 그를 데리러 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바깥세상을 둘러보니 모든 것이 많이 변해있었다.
유지호에게서는 더 이상 예전 같은 기개는 보이지 않았고 자신감 넘치던 눈동자도 많이 탁해져 있었다.
그는 교도소에서 걸어 나온 후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한참이나 그렇게 가만히 서 있었다.
사실 출소하기 반년 전에 어디로 가야 할지, 뭘 해야 할지 미리 생각해보기는 했지만 막상 출소하게 되니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유씨 가문은 완전히 망해버렸다.
그의 아버지는 재작년에 병으로 돌아가셨고 그날 교도관은 그를 데리고 그의 아버지의 장례식장으로 왔다.
그리고 그날 그는 완전히 밑바닥까지 내려앉은 친척들을 보게 되었다.
유씨 가문이 망해버렸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최현아가 다가와 출소하면 자신을 찾아오라고 했지만 그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유지호는 아무런 말도 없이 다시 교도소로 돌아갔다.
적어도 최현아와는 친척 간의 정이 있었다.
유지호는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누군가의 얼굴을 떠올렸다.
지금 그가 제일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정유리와 그와 그녀의 딸인 연이였다.
하지만 자신이 갑자기 나타나면 두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게 된다.
그리고 애초에 정유리가 그를 다시 만나고 싶어 할지도 모르는 일이고 말이다.
유지호의 판결이 결정 나던 날, 정유리는 재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뒤로 7년이나 넘는 시간이 흘렀으니 아마 정유리는 지금쯤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녀를 사랑해주는 남편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남편이 없다고 해도 정유리와 연이는 충분히 잘 살 수 있다.
유지호가 감옥으로 들어가기 전 이미 꽤 많은 재산을 남겨두기도 했고 이서아도 자기를 위해 일해준 사람을 홀대하지 않았을 테니까.
그러니 잘살고 있는 사람 앞에 나타나는 건 못 할 짓이다.
하지만... 하지만 그걸 다 알면서도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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